"독약이 된 알약" 컴퓨터 먹통 대란에...3% 내리는 이스트소프트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전일 오후 3시쯤 노트북 컴퓨터로 문서 작업을 하던 회사원 김모씨(39)는 보안프로그램 알약의 '랜섬웨어의 접근을 차단했습니다' 메시지를 읽었다. 김씨는 랜섬웨어가 안전하게 차단됐다는 메시지에 안심했지만 곧 모니터에 런타임 오류 팝업창이 뜨더니 컴퓨터는 먹통이 되고 말았다. 노트북을 복구하려는 몇 번의 시도에도 컴퓨터는 재부팅을 반복할 뿐이었다.

결국 3시간을 날린 김씨는 복구를 포기하고 업무를 중단했다. 마비된 컴퓨터와 씨름하다 피로해진 김씨는 밤 12시에 네이버 웹소설을 읽기 위해 시리즈 앱에 접속했다. 그러나 그곳에는 김씨가 좋아하는 작가의 팝업 메시지가 떠 있었다.

"알약으로 인해 노트북이 다운돼 오늘 작품 업로드는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

1600만명의 사용하는 백신 프로그램 알약이 대규모 랜섬웨어 탐지 오류를 일으키면서 보안기업 이스트소프트 주가가 하락세다.

31일 오전 9시15분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이스트소프트 (21,200원 ▼1,400 -6.19%)는 310원(3.29%) 내린 9100원에 거래 중이다.

전일 알약은 랜섬웨어가 아닌 정상 프로그램을 랜섬웨어로 잘못 인식해 프로그램이 마비되는 오류를 일으켰다. 알약을 최신 상태로 업데이트하고 검사를 진행하라는 메시지에 따라 재부팅하면 윈도 자체가 먹통이 되면서 컴퓨터를 아예 사용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스트시큐리티에 따르면 알약 사용자는 1600만명에 이른다.

이스트시큐리티 측은 알약 랜섬웨어 탐지 오류를 해결하기 위한 수동 조치 방안을 30일 오후 7시10분 공지하며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이 이를 실행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피해가 커졌다.

이스트시큐리티에 따르면 사용자가 할 수 있는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홈페이지에 공개된 수동 조치툴을 다운로드 받아 실행하는 것이며, 이 방법이 통하지 않을 경우 PC를 세 번 강제 재부팅한 뒤 안전모드로 진입해 수동 조치툴을 실행하고 재부팅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