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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窓] 사회적 경제기업과 ESG 시대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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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0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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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칼럼]

박재준 앤톡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박재준 앤톡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대기업 주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어느새 중소기업과 벤처·스타트업 영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기업의 ESG경영 보고를 2024년부터 의무화할 예정이고 우리 정부는 최근 K-ESG 가이드라인과 ESG 벤처투자 표준을 연이어 발표했다. 대기업들은 협력사 공급망을 ESG 관점에서 과감히 재편하고 있다. 일련의 거시적 흐름들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점진적인 ESG 도입과 전환보다 현재 시점에서 적극적인 사회적 가치창출을 요구한다. 이는 사업규모와 예산이 한정된 중소기업에 분명 부담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태생적으로 사회적 가치 실현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ESG경영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한 기업들도 있다. 바로 사회적 경제기업이다. 우리나라는 제도적으로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4개 유형을 사회적 경제기업군으로 규정했다. 사회적기업진흥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사회적 경제기업의 설립규모는 2017년 약 16만곳에서 2021년 28만곳을 돌파하며 급속히 증가했다. 앞으로 ESG 시대 도래에 따라 사회적 경제 생태계의 팽창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 사회적 경제기업 유형의 하나인 인증 사회적 기업의 경우 사회적 가치창출 목표와 성과를 자율공시 시스템상에서 공개한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이사회 구성, 개최현황, 지분구조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사회적 가치 관점에서는 사회서비스와 제품 판매현황, 취약계층 고용, 사회환원 등이 상세히 공시돼 있다. 어떻게 보면 사회적 기업은 이미 중소기업 차원에서 ESG경영 보고를 실행에 옮기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회적 경제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 실천이 실제 사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을까.

시중에는 중소기업의 사회적 가치창출 활성화와 ESG경영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공공 및 민간기관의 지원사업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종종 심사위원으로 지원프로그램에 신청한 각종 스타트업, 소셜벤처, 사회적 경제기업들의 회사현황과 사업성과를 검토하게 된다. 심사과정을 통해 사회적 경제기업과 다른 기업군을 객관적인 잣대로 비교하게 되는데 사회적 경제기업들이 일반 중소기업, 혹은 창업기업보다 낮은 평가점수를 받아 지원사업에 선정되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문제점이 무엇일까. 사회적 경제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는 명확했지만 그 가치를 시장에 배급할 수 있는 견고한 비즈니스모델이나 가치의 크기를 혁신적으로 배가할 수 있는 기술개발 활동이 적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이 표방하는 가치가 아무리 고상하더라도 이를 유의미한 규모의 시장 임팩트로 가시화할 수 있는 사업과 기술적 측면의 실력이 없다면 소용이 없다는 의견이 반영됐다고 본다. ESG 관점에서도 여전히 사회적 가치만큼이나 기업으로서 수익창출 능력과 성장 잠재성은 중요하다.

사회적 가치창출이나 지속가능경영을 전혀 실천하지 않으면서 이를 위장하는 '그린워싱' 'ESG워싱' 기업도 문제지만 가치만 강조하고 재무적, 혹은 기술적 성과를 등한시하는 것 또한 위험하다. 바로 이 부분이 사회적 경제기업들이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ESG 시대는 사회적 경제기업에 역설일지 모른다. 사회적 가치를 간과해온 일반 중소기업과 벤처·스타트업들이 ESG경영을 실천하며 사회적 경제생태계에 합류한다. 사회적 경제기업들은 이제 이들과 경쟁해야 한다.

ESG경영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점의 가치창출이 병행되지 않으면 기업의 경제적 성장도 지속될 수 없다는 논리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가치창출도 기업의 재무적, 혹은 기술적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지속되기 힘들다. '사회적 가치' 그리고 '경제적 성과' 이 2가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양손잡이 조직'(Ambidextrous Organization) 형태로 거듭나 다가오는 ESG 시대에 사회적 경제기업들이 날개를 달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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