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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카드수수료와 車보험, 그리고 첫 단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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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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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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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무슨 일이든 첫 단추가 중요하다. 한 나라의 정책 결정을 할 때는 더욱 그렇다. 잘못 끼워진 첫 단추로 인한 '나비효과'는 걷잡을 수 없는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그 결정이 정무적이고 정치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대표적인 경우가 3년마다 정부가 나서 우리나라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하 카드수수료율)을 결정하는 정책이다. 신용카드업은 카드 한 장을 매개로 카드사의 지급보증을 받아 물건값을 치르는 일종의 플랫폼산업이다.

플랫폼 사업자들이 서비스를 연결해 주고 받는 수수료를 법적 규제 대상으로 삼는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나라도 대부분의 경우 그렇다. '글로벌 스탠더드'가 아니어서다.

그럼에도 카드수수료율은 직접 만진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카드수수료율 산정에 정부가 직접 관여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대개 시장에서 결정하도록 둔다.

우리도 처음엔 그랬다. 그러나 2007년초 17대 대선을 앞두고 발표된 경제운용방향을 계기로 정부가 손을 대기 시작했다. 카드업계가 자발적으로 카드수수료율 결정체계를 개선하게 한다고 했지만 팔을 비튼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관치금융 논란이 일었지만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 경감 논리가 더 우선시 됐다. 잘못된 첫 단추의 시작이었다.

이후 최고 4.5%였던 카드수수료율은 현재 96%의 가맹점들이 1.5~0.5%만 적용 받는다. 이로 인해 카드사가 본업인 신용판매(신판)에서 도저히 돈을 벌 수 없는 이상한 산업 구조가 만들어졌다. 결제부문 손실을 만회하고자 비용절감 차원에서 마케팅비도 꾸준히 줄었다. 결과는 소비자 혜택이 풍성했던 이른바 '혜자카드'의 단종이었다. 정부 규제에 따른 수수료율 부담을 소비자들이 십시일반 나눠 낸 셈이다.

지난 주 여당인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손해보험사들이 떼돈을 벌고 있으니 고환율·고물가로 고통받는 서민들의 부담이 경감될 수 있도록 자동차보험료의 대폭인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자동차보험은 차가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입해야 하는 책임보험이다. 손보사들이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고 맞다. 그래도 보험료 결정 원칙은 시장의 몫이다.

안그래도 자동차보험은 금융당국의 강한 입김을 받는다. 그래서 올해 초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1.2~1.4% 내렸다. 한 차례 더 보험료를 인하해 달라는 요청은 금융당국에서 먼저 나왔다. 주장도 정치권과 크게 다르지 않다. 돈을 벌었으니 내리라는 얘기다.

손보사들은 한 해 두 차례 인하 사례는 없다며 버티는 중이다. 여기에 정부 여당 정책위의장까지 나섰으니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다만, 15년전 카드수수료율 규제 당시 팔비틀기와 상황이 오버랩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2007년 카드수수료율을 규제하기로 한 주요 정책결정자들은 지금 그 자리에 없다. 잘못된 단추 채우기의 피해는 업계와 소비자가 고스란히 나눠 맞았다. 당장의 이익이나 임기응변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정책결정이 요구된다.
[우보세]카드수수료와 車보험, 그리고 첫 단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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