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ICT 교육도 '박항서 매직'?…'1회 졸업생' 말 들어보니

호 티 탄 빈(Ho Thi Thanh Binh) 한-베 ICT 대학교 1회 졸업생. /사진제공=코이카

한국과 베트남의 수교 30주년을 맞은 올해 베트남 다낭에서는 '한-베트남 ICT(정보통신기술) 대학교'가 처음으로 ICT 전문인력 370명(4년제 과정 106명·3년제 과정 264명)을 배출했다.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가 ODA(공적개발원조) 일환으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1000만달러를 투입해 설립한 '한-베 친선 IT 대학'이 모태인 대학교다.

코이카가 '한베 친선 IT 대학'을 4년제로 승격시키기 2013년부터 2020년까지 520만달러를 추가 지원하면서 한-베트남 ICT 대학교가 설립됐다. 해당 대학교의 졸업생 중 300여 명은 이미 취업에 성공해 ICT 전문인력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한-베 ICT 대학교 전경. /사진제공=코이카

일례로 한-베 ICT 대학교의 첫 4년제 과정 졸업생 호 티 탄 빈(Ho Thi Thanh Binh·23·여)은 올해 6월 졸업하면서 다낭에 본부를 둔 ICT기업 파파그룹 테크놀로지의 모바일 개발자로 취업했다. 한-베 ICT 대학교에 개설된 고급 학습 프로그램 강의 등 관련 수업과 함께 학내 각종 대회가 취업에 힘을 실어줬다.


그녀는 "확실한 지식을 알려주는 우수한 교수진과 완벽한 교육 시설을 갖춘 꿈의 학교였다"며 "한국 정부의 특별한 지원을 바탕으로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실용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어 업무에 매우 유리하다"라고 했다. 한때 원조 수여국이었던 우리나라가 경제 발전과정에서 ICT를 적극 활용한 경험을 공여국으로서 베트남에 전수해준 셈이다.

[지난 6월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한-베 ICT 대학교 1회 졸업식에서 조한덕 코이카 베트남사무소장이 졸업생들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코이카

베트남은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박항서의 높은 실적에 따른 '박항서 매직'이나 관광지로서 매력 등이 단편적으로 알려져 있는 국가다. 알고 보면 경제 분야에서 과거 1970-1980년대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빠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베트남은 2011년 저중소득국에 진입한 데 이어 조만간 고중소득국으로 또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제 성장과 급격한 디지털화가 맞물리면서 ICT 분야는 인력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기도 하다. 베트남전자상거래협회(VECOM)의 '2021년 베트남 E-비즈니스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및 IT(정보기술) 직원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답한 기업의 비율은 2018년 28%에서 2020년 32%로 높아졌다. 우리나라의 현상처럼 IT 개발자의 연봉 또한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쩐 더 손(Tran The Son) 한-베 ICT 대학교 부총장. /사진제공=코이카

한-베 ICT 대학교는 다낭-중부-고원지역 대학 중 가장 현대적인 랩실을 20여 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교수 중 박사 학위 소지 비율은 42%로 베트남 내 타 신생 대학과 비교할 때 30% 가량 높다.

쩐 더 손(Tran The Son) 한-베 ICT 대학교 부총장은 "ICT는 베트남 디지털 전환의 원동력으로, 관련 분야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라며 "한국 정부의 지원으로 설립한 한-베 ICT대학교'가 ICT 분야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라고 했다. 코이카는 "후속 사업인 교육역량 지원사업(770만 달러 규모)을 통해 2026년까지 졸업생 취업률 100% 달성, 베트남 현지 240개 대학 중 30위 달성을 목표로 하겠다"고 했다.

한-베 ICT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실습하고 있다. /사진제공=코이카

한-베 ICT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코이카

코이카가 한-베 ICT 대학교 내부에 구축한 ICT 교육실. /사진제공=코이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