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도 백화점에도 벨리곰이 쓱...롯키데이 가 보니

27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고객들이 '벨리곰 소환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유통군HQ

"벨리곰, 저 문 안으로 들어가주세요. 고객들에게 계산하는 척 퍼포먼스를 보여주세요."

2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롯데홈쇼핑 직원들이 대거 모였다. 롯데그룹 유통군HQ가 최초로 전 유통계열사를 아우르는 통합 쇼핑축제 '롯키데이'를 여는 가운데 행사의 일환으로 벨리곰이 오프라인 매장 곳곳에 등장하는데 이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롯데홈쇼핑 직원들은 마이크와 이어폰을 꽂고 벨리곰과 소통하며 각종 퍼포먼스를 지시했다. 벨리곰은 롯데홈쇼핑의 IP(지식재산권) 캐릭터다. 벨리곰이 지난 4월 롯데월드타워 앞 공공전시 이후 '메가히트' 캐릭터로 자리를 잡자 롯데그룹 유통군HQ은 벨리곰을 통해 화제몰이를 계획했다.

'롯키데이'는 전 유통계열사가 최초로 공동으로 여는 행사인 만큼 계열사간 '시너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올해 취임해 롯데 유통군 HQ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를 맡고 있는 김상현 부회장이 계열사간 시너지, 공통 마케팅을 강조해왔는데 첫 프로젝트가 '롯키데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올해 롯데가 중점적으로 추구하는 게 계열사 간의 시너지"라며 "올해 유통군HQ가 새로 정비됐고, 마케팅혁신본부도 만들어진 만큼 계열사가 통합 마케팅을 벌여 시너지를 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고객들이 '벨리곰 소환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이재은 기자

김 부회장은 지난 7월 업무 혁신 전략 등에서 "협업을 통해 공동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전 계열사가 힘을 합쳐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수 차례 주문했다. 롯데마트 행사 도우미로 롯데홈쇼핑의 IP 벨리곰과 롯데홈쇼핑 직원들이 대거 등장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기존에 마트 행사는 마트만, 홈쇼핑 행사는 홈쇼핑만, 백화점 행사는 백화점만이 자체적으로 열고 마케팅을 진행하던 것과 차이가 있다.


롯데홈쇼핑 직원 수십명은 이날 벨리곰 등장 이벤트 진행을 위해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마트 서울역점, 롯데하이마트 서울역점을 오갔다. 대학생 이소현(24)씨는 "벨리곰을 평소 좋아했는데 '롯키데이'에 대해선 몰랐지만 벨리곰이 홍보하고 있기에 인지하게 됐다"며 "MZ(밀레니얼+Z)세대에게 친숙한 캐릭터를 이용해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게 효과적인 방식 같다"고 말했다.

롯데 유통군 HQ는 첫 대형 쇼핑 행사가 순항하고 있다고 본다. '롯키데이' 태그 게시물은 만 하루만에 인스타그램에서만 3000건 정도 게시됐다. 롯데그룹 유통군HQ 관계자는 "반응이 예상보다 좋아 매년 10월 말~11월 초 시즌을 롯키데이가 진행되는 연간 가장 큰 쇼핑 축제 기간으로 키워보려한다"고 말했다. 이날 롯데마트는 롯키데이 행사의 일환으로 한우 최대 50% 할인 품목과 1+1 행사 품목을 구매하려는 이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일각에서는 롯데가 롯키데이 통합 마케팅으로 신세계에 맞불을 놓았다고 본다. 신세계그룹은 2019년부터 10월 말~11월 초 쓱데이를 열어 백화점·마트·패션·식음 등 주요 계열사가 채널별 대표 상품과 단독 기획 상품을 할인된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첫 회 4000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2020년에는 6400억원, 지난해는 8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쓱데이 성과가 좋자 지난해부터는 프로야구 개막식에 맞춰 매년 상반기에 18개 계열사가 통합으로 '랜더스데이' 프로모션을 연다. 이번 쓱데이는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로 27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인 롯키데이와 일정이 겹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