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 파트너설 솔솔…LG전자 전장 사업 심장부 가보니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부출입구 근처. 지게차가 부품을 실어나르고 있다/사진=한지연기자

7일 오전 인천시 청라지구 서부지방산업단지에 위치한 LG 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하 LG마그나). 지게차들이 오전 내내 부품을 실어나르느라 분주했다. 자재입고 게이트 근처에는 구동모터, 인버터 등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계열 부품들이 쌓여있다.

부출입구 인근에선 지게차가 컨테이너를 따라 대형 트레일러에 수차례 LG로고가 찍힌 박스를 옮겨 실었다. 박스를 가득 실은 트레일러는 정오쯤 공장을 떠났다.


LG마그나는 지난해 7월 LG전자 (97,900원 ▼900 -0.91%)가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와 세운 합작법인이다. 인포테인먼트(LG전자 VS본부), 차량용 조명(ZKW)와 함께 LG전자의 전장(전자장비) 사업 삼각축을 담당한다. 인포테인먼트, 차량용 조명과 달리 오직 전기차에만 파워부품을 공급하는 '전기차' 겨냥 미래먹거리다.

당초 LG전자가 사용하던 인천캠퍼스에 LG마그나가 둥지를 틀면서 간판을 바꿔달았다. LG전자의 전장 사업 전진기지인 이 곳은 2013년 준공, 2018년 증설로 현재 생산라인 연면적이 17만9000제곱미터(㎡)다.

인천에 있던 LG전자의 전장 담당 VS사업본부 인력들이 마곡 LG사이언스파크로 옮겨가면서 지금은 LG마그나만이 남아있다.


LG마그나의 주요 생산품은 구동모터(내연기관 차량의 엔진과 같은 역할), 인버터(전력변환장치), 차내충전기 등이다. LG전자의 파워트레인 기술력에 마그나의 기존 공급망 네트워크가 합쳐지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LG마그나 인천 전경. LG전자였던 정문 간판이 지난해 7월 LG마그나가 들어오면서 바뀌었다/사진=한지연기자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전기차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LG마그나도 날개를 달았다. LG마그나 등을 포함한 LG전자의 전장사업 수주 잔고는 올해 연말 기준 80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는데, 하반기 들어 신규 수주 규모가 급격히 늘었다. 특히 수주잔고 가운데 전기차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분기 20%에서 3분기 20%대 중반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인포테인먼트가 차지하는 수주잔고 비중은 70%에서 60%로 줄었다. 김주용 VS 경영관리담당은 "전기차 시장의 높은 성장세에 (전기차 관련 부품) 수주잔고 비중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분석업체 블룸버그NEF는 올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사상 처음 1000만대를 넘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660만대보다 60% 많은 규모다. 2017년 100만대 이후 5년만에 10배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2030년엔 전기차가 5400만대로, 전체 차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 보고 있다. 전세계에서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내연기관 차량을 줄이고 친환경 전기차를 늘리기로 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LG마그나가 가파른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에 올라탄 셈이다.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자재입고 게이트 모습/사진=한지연기자

LG마그나가 자율주행 전기차인 애플카의 파트너가 될 것이란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LG마그나 외에도 LG그룹이 LG에너지솔루션(배터리), LG이노텍(카메라모듈), LG디스플레이(인포테인먼트) 등 전기차 맞춤 주요 사업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애플이 애플카 태스크포스(TF)를 재구성했다는 소식에 8일 LG전자의 주가가 7% 급등했다.

올해 초 LG마그나는 북미지역 생산거점으로 멕시코에 전기차 부품 공장 착공에 나서기도 했다. 착공식 당시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할 부품을 생산한다고 밝혔지만, 신규 공장이 GM뿐만 아니라 북미 전체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를 만들기 위한 주요 사업축을 모두 갖고 있는데다가 중국 등과 달리 지정학적 불안정성도 적어 LG가 애플카 최적의 파트너라는 얘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LG전자의 전장사업은 올해 2분기에 26분기만에 흑자전환한 뒤 3분기엔 분기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는 LG전자의 전장사업이 연간 영업이익 2000억원 이상으로 올해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