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시진핑, 12월 사우디 방문"…집권 3기 맞아 유대 강화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8일 보도했다.

WSJ은 중국과 사우디는 양국 관계를 심화시키고 미국 주도의 질서가 아닌 다극 체제에 대한 비전을 촉진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국 관리들은 시 주석과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간 정상회담에 대한 세부 내용을 마무리하고 있다.

또 이번 회담은 미국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해 온 중동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하고 있고, 석유가 풍부한 사우디와 미국의 최대 경쟁국 간에 유대가 깊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WSJ은 수개월 간의 논의 끝에 시 주석이 12월 둘째 주 사우디를 방문할 것으로 잠정 결론내려졌다고 했다.

집권 3기에 들어간 시 주석이 조만간 사우디를 방문할 거란 전망은 계속 제기됐다.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 외무장관은 지난달 28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한 뒤 "오늘 우리의 만남은 시 주석의 예상 방문을 앞두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이뤄졌다"며 시 주석이 조만간 사우디를 방문할 예정임을 시사했다. 그는 "양국의 역사적이고 공고한 관계는 공동의 원칙과 상호 존중에 기초해 국제 평화와 안정을 공고히 하는 데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이 마지막으로 사우디를 방문한 건 지난 2016년 1월이다. 빈 살만 왕세자가 왕위 계승자로 지명되기 전이다. 이후 왕세자는 2019년 초 중국을 방문했다. 시 주석은 지난 4월과 8월 사우디를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이 집권 3기를 맞아 사우디 방문을 결정한 것은 미국을 의식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한 유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7월 사우디를 방문했다.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관계 개선을 시도했지만, 빈 손 귀국을 하면서 국내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사우디가 원유 감산을 결정하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70여 년 에너지 동맹을 맺어온 사우디와의 관계를 재평가하겠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미국과 사우디 간 관계는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시절 셰일가스 혁명을 계기로 미국이 에너지 독립 정책을 추진하면서 점차 소원해졌다. 또
바이든 행정부가 '인권' 중심 외교를 추구하면서 관계는 더욱 악화했다. 오랜 동맹이었던 미국과 사우디 관계가가 소원해지면서 시 주석이 그 틈을 파고 들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중국 외교부 측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시 주석의 사우디 방문 관련 WSJ 보도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