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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가 경제 전쟁 중인데, 우린···[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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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15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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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 정도 신나게 얘기를 하는데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잘 영입했다는 생각과 함께 한편으론 걱정도 됐습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메타) 등 미국 기업들엔 이런 인재들이 넘치겠구나 싶었어요"

지난해 만난 삼성전자의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회사를 떠난 인도 출신의 과학자 프라나브 미스트리 전 전무를 처음 만났을 때의 얘기를 들려줬다. 인도 니르마공대를 나와 MIT(매사추세츠 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딴 미스트리 전 전무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삼성리서치아메리카에 합류했다. 33세의 나이에 삼성전자 최연소 임원, 이후 최연소 전무 타이틀을 다는 등 9년간 활약하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지난해 퇴사했다.

미스트리 전 전무 얘기를 떠올린 건 반도체 인재 영입 경쟁을 보면서다. 세계 최강국으로 글로벌 인재들이 넘쳐나는 미국도 반도체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가 최근 보스턴컨설팅그룹과 함께 낸 미국 반도체 산업 강화를 위한 요구사항을 담은 보고서의 핵심 키워드도 인력 육성이다. 업계에선 향후 5년간 미국에서만 5만명의 새 반도체 엔지니어가 필요하다고 추산한다. SIA는 보고서에서 "R&D 집약적이고 의존적인 반도체 산업은 선도 기술 개발을 위해 숙련된 인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의 일환이다. 앞서 지난 8월 반도체 산업에 520억 달러(약 68조 원)를 직접 지원하고, 세제 혜택 등을 통해 모두 2800억 달러 (약 368조 원)를 투입하는 내용의 '반도체 지원 및 과학 법안 2022'를 발효시켰다. 이를 전후해 마이크론, 인텔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반도체 뿐이 아니다. 중국을 견제하고 탄소중립 시대 세계 패권을 강화하기 위한 미국의 공급망 재구축이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주요 광물 등 핵심 산업의 제조 시설과 인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테세다. 반도체 지원법 외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 등 각종 정책 수단들을 총동원 중이다. 미국 기업을 우선 지원하겠다는 의지도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유럽은 자국 기업과 산업이 입을 피해에 대비하는 한편 유럽판 IRA, 반도체 지원법 등 맞대응 카드를 검토중이다. 중국은 미국의 견제를 이겨내기 위해 주요 산업 육성에 국가적인 역량을 더욱 쏟아붙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미국, 유럽 등 주요 지역 현지 투자에 나서야 하는 처지다. 주요 공급망에 포함되지 않으면 각종 지원은 물론 시장 자체를 잃을 수 있다. 규제에 대응하고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현지 정부, 의회, 지자체 등을 대상으로 한 대관 업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국내 대관 보다 해외 대관 업무가 더 중요해졌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와중에 언제 끝날지 예상도 어려운 경기 불황이 시작됐다.

말그대로 글로벌 경제 전쟁이 펼쳐지고 있지만 우리 국회, 정부는 딴 세상에 있는 느낌이다. 지난 8월 발의된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법' 통과는 아직도 감감 무소식이다. '대기업과 수도권 혜택 법안'이라는 반대 목소리에다, 여야 정쟁이 거칠어지면서 함께 테이블에 앉는 것 조차 버겁다. 노조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노사간 힘의 추를 바로 잡을 노동 개혁 등 기업 환경 개선을 위한 다른 개혁 어젠다는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이상 반도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이상 배터리), 현대차(자동차) 등 핵심 산업의 세계적인 기업들을 보유한 것이 한국 경제의 최대 강점이다. 이들이 경쟁력을 잃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담보할 수 없다.

미국, 유럽, 중국 등 공룡 국가들이 이미 뛰고 있다. 더 이상 손놓고 방치해선 안 된다. 우리 국회와 정부가 그토록 얘기하는 국가의 미래와 민생이 바로 여기에 달려있다.

전세계가 경제 전쟁 중인데, 우린···[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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