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만에 깨진 '월드컵 징크스'…카타르, 개막전 패배한 첫 개최국

머니투데이

차유채 기자

지난 20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베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경기에서 에콰도르 에네르 발렌시아가 패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20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베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경기에서 2대 0으로 승리한 에콰도르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92년간 이어져 왔던 '개최국의 축복' 징크스가 깨지면서 카타르가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대회 개막전에서 패배한 개최국이 됐다.

21일(한국 시간) 카타르 축구 국가대표팀은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이자 A조 조별 예선 1차전 에콰도르 축구 국가대표팀과의 경기에서 0-2로 패배했다.

이날 카타르는 에네르 발렌시아(페네르바체)에게 멀티 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발렌시아는 전반 16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이번 대회 공식 1호 골을 기록한 데 이어 전반 31분 앙헬로 프레시아도(KRC 헹크)의 크로스를 머리로 연결해 추가 골을 기록했다.

역대 월드컵에서 대회 첫 골을 페널티킥으로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베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경기 전반전에서 에콰도르 선수들의 선제골이 비디오 판독 결과 오프사이드로 '노 골' 선언되고 있다. /사진=뉴스1

킥오프 후 초반부터 카타르를 밀어붙인 에콰도르는 당초 전반 3분 만에 발렌시아가 골망을 흔들었으나 비디오판독(VAR) 끝에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골이 취소됐다.

이는 이번 대회부터 처음 적용된 반자동 VAR이 작동된 첫 사례였다. 반자동 VAR은 FIFA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기술로, 경기장 지붕 아래 설치된 12개의 추적 카메라가 그라운드 위 모든 선수와 공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판독하고 VAR 심판실에 전달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발렌시아는 노골 선언 13분 만에 기어이 선제골을 터뜨렸고, 15분 만에 추가 골을 기록하며 '개최국' 카타르를 완전히 침몰시켰다.

지난 20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베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경기에서 에콰도르 에네르 발렌시아가 패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92년 동안 월드컵 개최국들은 1차전에서 무조건 패배를 면해 '개최국의 축복'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였다. 앞서 21번 열린 월드컵에서 개최국은 첫 경기에서 16승 6무(한일월드컵 공동 개최)를 기록했다.

그러나 카타르는 객석을 가득 채운 카타르 팬들의 응원에도 '결정적 한 방' 부족으로 이 징크스를 깨고 말았다.

한편, 지금까지 월드컵 개최국이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유일하다. 에콰도르에 무너진 카타르는 오는 25일 세네갈, 30일 네덜란드와 맞대결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