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언제와…보고싶어" 남편이 받은 문자, 부정행위 근거될까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남편에게 온 수상한 문자 메시지를 보고 따져 물었다가 의부증 환자로 몰려 이혼당할 처지에 놓였다는 한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

6일 YTN 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결혼 12년 차에 자녀 둘을 둔 아내 A씨가 남편에게 온 수상한 문자를 부정행위로 볼 수 있는지 등에 관해 물어왔다.


사연에 따르면 A씨의 남편은 어느 날부터 귀가 시간이 늦어졌다. 이 일로 잔소리하면 "구속한다"며 오히려 A씨가 핀잔을 들었다고 한다. A씨는 일 때문이란 생각에 남편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지만 부부 사이는 더 소홀해졌다고 한다.

그러던 중 A씨는 남편 휴대전화에서 수상한 메시지를 발견했다. '오빠 언제 와', '보고 싶어', '지금 옆에 있어? 없으면 전화해', '오늘 갈게 기다려 하트' 등 이었다.

이에 관해 남편은 "술집 종업원이 고객 관리 차원에서 보낸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A씨를 의부증 환자로 몰아세웠다고 한다. 뻔뻔한 남편 태도에 화가 난 A씨는 홧김에 협의이혼을 신청했다.


A씨는 "잘못했다고 해도 용서할까 말까인데 적반하장 태도에 화가났다"면서도 "막상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이혼하려니 억울하다"하고 했다.

그러면서 "남편은 (협의이혼을 안 하면) 소송을 해서라도 이혼하겠다고 한다"며 "남편은 지금 부정행위가 없다고 주장하는데 법원에서도 이 말이 인정될 수 있냐"고 물었다.

답변에 나선 백수현 변호사는 "법원에서는 '보고 싶어', '하트', '사랑해' 정도의 문자만으로도 부정행위 근거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실제로 이런 변명을 많이들 한다"며 "업무나 사업적으로 어쩔 수 없이 술집 접대를 받은 것을 따져 묻는 아내를 의부증 환자로 몰아세우는 일이 종종 있는 데 법원에서는 사업상 어쩔 수 없이 술집에 갔다는 핑계가 사실 통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남편이 정말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 어떻게 될지에 대해 백 변호사는 "아내가 원하지 않는다면 아마 남편이 유책 배우자로 인정이 되면서 이혼 청구가 기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또한 "협의 이혼을 신청한 후 그 의사가 사라져도 법원에서 이것을 혼인 파탄에 근거로 삼는다든가, 아내에게 불리한 정황으로 보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백 변호사는 "가능하면 남편하고 사이에서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더 불화가 생기지 않도록 하면서 실질적으로 혼인 관계를 회복하는 데 필요한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