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인텔·르네사스, 3년 협업 결실…'최고속' 서버용 D램 모듈 개발

SK하이닉스 서버용 D램 모듈 제품 MCR DIMM./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177,100원 ▲6,500 +3.81%)가 서버용 D램 모듈 'DDR5 MCR DIMM' 샘플 개발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성능은 세계 최고속, 개발도 세계 최초다.

DDR은 서버와 PC에 주로 들어가는 D램 규격이다. 현재 5세대인 DDR5까지 개발된 상태다. MCR DIMM은 여러 개의 D램이 기판에 결합된 모듈 제품을 말한다. 모듈의 기본 정보처리 동작 단위인 랭크 2개가 동시 작동돼 속도가 향상된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DDR5 MCR DIMM 동작 속도는 초당 8Gb(기가비트) 이상이다. 초당 4.8Gb인 서버용 DDR5보다 속도가 80% 넘게 빨라졌다. 통상 D램 규격이 다음 세대로 넘어갈 때 두 배 정도 성능이 개선되는데, 모듈제품화를 통해 두 배에 가까운 성능 개선을 이뤘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이번 MCR DIMM 개발에는 DDR5의 동작 속도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개념이 도입됐다. 그동안 DDR5의 속도는 D램 단품의 동작 속도에 좌우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이번 제품에서는 D램 단품이 아닌, 모듈을 통해 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됐다.

SK하이닉스 기술진은 MCR DIMM에 탑재한 데이터 버퍼(D램과 CPU 사이 신호 전달 성능을 최적화하는 부품)를 사용해 D램 모듈의 기본 동작 단위인 랭크 2개가 동시 작동하도록 설계했다.


보통의 D램 모듈에서는 1개의 랭크에서 한번에 64바이트의 데이터가 CPU(중앙정보처리장치)에 전송되지만, MCR DIMM에서는 2개의 랭크가 동시 동작해 128바이트가 CPU에 전송되는 배경이다. CPU로 가는 회당 데이터 전송량을 늘림으로써 D램 단품보다 2배 가까이 빠른 8Gbps 이상의 속도를 구현해냈다고 SK하이닉스는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제품 개발을 성공하는 데 미국 인텔, 일본 르네사스와의 글로벌 협업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3사는 제품이 나오고 세계 최고 속도와 성능이 검증되기까지 긴밀하게 협업해 왔다.

SK하이닉스 류성수 D램 상품기획담당(부사장)은 "당사의 모듈 설계 역량에 인텔의 서버 CPU와 르네사스의 버퍼 기술력이 융합되면서 이번 제품 개발이 가능했다"며 "실제로 MCR DIMM이 안정적으로 성능을 내려면 모듈 내외에서 함께 동작하는 데이터 버퍼와 서버 CPU간의 상호작용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 부사장은 이어 "세계 최고 속도의 MCR DIMM 개발을 통해 당사는 또 한번 DDR5의 기술력 진화를 이뤄냈다"며 "앞으로도 당사는 기술한계 돌파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서버용 D램 시장에서 1등 경쟁력을 공고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인텔의 디미트리오스 지아카스 메모리 IO(인풋·아웃풋) 기술부문 부사장은 "인텔은 SK하이닉스와 함께 당사의 차세대 서버 CPU에 최적화돼 적용될 초고속 제품 개발을 주도해왔다"며 "앞으로도 양사는 MCR DIMM의 표준화와 후속 제품 개발을 위해 긴밀히 협업하겠다"고 말했다.

사미르 쿠파할리 르네사스 메모리 인터페이스 부문 부사장은 "이번에 르네사스가 개발한 데이터 버퍼는 제품의 구상부터 완성까지 3년 동안 여러 기술이 집약된 노력의 결실"이라며 "SK하이닉스, 인텔과 협업해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게 되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향후 고성능 컴퓨팅 시장에서 MCR DIMM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객 수요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이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