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中 라이신사 인수 무산되나… "계약 이행 확인 어려워"

대상 CI /사진= 대상

중국 청푸그룹의 라이신 생산·판매 회사 흑룡강성복식품집단유한공사의 지분을 인수하려던 대상의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상은 소재 사업 확장을 위해 2018년부터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해당 기업의 인수를 추진했지만 계약 미이행으로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상은 265억2750만원을 들여 흑룡강성복식품집단유한공사 지분 32.87%를 인수하려던 계획 관련 "계약 상대방인 기존 주주는 계약상 의무 이행 등의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하는 전제가 있으나 이를 2023년 1월13일까지 미충족시 자동해지되는 조항이 있다"며 "13일 현재 계약 이행 전제조건 충족여부에 대한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공시했다. 그러면서 "충족여부와 자동해지 관련 사항 등이 확인 되는대로 재공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2018년 10월 대상은 중국 내 제조기반 마련을 통해 아미노산 사업을 확대하겠다며 청푸그룹과 1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21년 8월 청푸그룹의 흑룡강성복식품집단유한공사 지분을 32.87%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때 밝힌 지분 취득 예정일자는 지난해 1월31일이었다. 그러다 취득 예정일자를 지난해 7월31일, 12월31일로 미뤘고 지난해 말엔 취득 예정일자마저 정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13일 이날까지 계약상 의무 이행 조건을 충족하지 않을 경우 계약이 자동 해지된다고 밝힌 것이다.

주주간 주요 계약사항은 인수대금 납입일로부터 42개월 이내에 대상이 지분 51%에 달할 때까지 기존 주주의 지분을 추가 보유할 수 있게 요청할 수 있다. 기존 주주의 책임에 따라 대상이 지분 우선 인수권을 행사하지 못할 경우 대상이 보유한 주식을 기존 주주에게 매각하거나 기존 주주의 지분을 단독 또는 대상이 정한 제3자와 공동으로 인수할 수 있다는 요건도 계약 내용으로 담겼다. 그러나 현재까지 대상이 해당 계약의 이행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대상 관계자는 "거래 상대방의 기업결합신고 관련 필요서류 제출이 지연되고 중국 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기업 실사를 하지 못하는 등의 사유로 청푸그룹의 계약 이행 전제조건 충족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상의 중국 라이신 회사 인수와 사업 확대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청푸그룹과 인수 계약이 해지되더라도 대상의 손해는 없다는 설명이다. 대상 관계자는 "계약은 라이신 사업의 중국 내 거점 확보를 위한 초석이었지만 계약 해지로 방향이 선회될 수는 있으나 계약금을 주거나 한 일이 없어 회사의 금전적 손해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라이신은 필수 아미노산의 한 종류로 가축의 성장과 발육을 돕는 사료 제조에 사용된다. 대상은 1973년 국내 첫 라이신 개발에 성공했지만 1997년 외환위기 때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독일 화학업체 바스프에 해당 사업을 매각했다. 이후 2015년 이를 재매입해 라이신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