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스크 다음은 팬데믹 끝?…신규확진 7416명, 7개월래 '최저'

(서울=뉴스1) =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하루 앞둔 29일 서울의 한 대형서점에 마스크 착용 안내문이 붙어 있다. 오는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은 감염취약시설과 병원·약국, 대중교통·통학버스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 개인 판단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 학교와 유치원, 어린이집은 물론 경로당, 헬스장, 수영장에서도 마스크 착용은 의무가 아닌 자율에 맡겨진다. 다만 의료기관과 약국, 감염취약시설, 대중교통 등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30일 신규확진자 수가 전주보다 1811명 감소한 7416명을 기록했다. 7개월만에 가장 적은 수다. 사망자·위중증 환자 수도 줄어들고 있으며 의료 대응 역량 역시 충분하다. 단기체류 입국자 등 중국으로부터의 유입도 국내 방역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다. 모든 방역 지표가 안정적인 가운데 정부는 이날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조정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이르면 이날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이하 비상사태) 해제 여부를 발표한다. 비상사태가 해제되면 사실상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선언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 신규확진자 수가 7416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날 신규확진자 수는 전일보다 1만1455명 줄었다. 전주 대비로도 1811명 감소했다. 지난해 7월 4일 6239명 이후 일간 기준 가장 적은 숫자의 신규확진이다. 위중증 환자 수는 402명으로 전일보다 18명 줄었으며 신규사망자는 30명 발생해 누적 3만3420명을 기록했다.


신규확진자 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든다. 주간 확진자 발생은 지난해 12월3주차 47만1195명→12월4주차 45만8709명→1월1주차 41만4673명→1월2주차 30만563명 1월 3주차 20만8638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 중이다. 주간 사망자 수와 중환자 수도 감소세다. 1월 3주차 까지 중환자 병상가동률은 전국과 수도권이 2주 연속 하락했고 준·중환자 병상가동률은 전국, 수도권이 3주 연속 하락했다. 모든 방역 지표가 안정적이다.

중국발 단기체류 입국자를 통한 감염 확산 우려도 아직까진 없다. 중국 방역 조치가 강화된 지난 2일부터 28일까지 중국발 입국자 수는 누적 3만9309명으로, 이 중 단기체류 외국인 7424명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았다. 검사자 중 744명이 확진돼 누적 양성률은 10.0%다. 연초 30%대 까지 올랐던 중국발 단기체류 외국인 검사 양성률은 중국발 입국자에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한 1월 5일부터 낮아져 16일 연속 한자릿수 대다. 지난 28일 양성률은 0.4%로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방역 환경이 안정화됐다는 판단에서 정부는 이날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조정했다. 헬스장·편의점·대형마트 등에서 이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감염취약시설과 병원, 약국은 여전히 의무 착용 장소다. 마스크 착용 의무 공간이 아니더라도 착용이 강력히 권고되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거나,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확진자와 접촉한 경우 △코로나19 고위험군이거나, 코로나19 고위험군과 접촉하는 경우 △환기가 어려운 3밀(밀폐·밀집·밀접) 실내 환경에 있는 경우 △다수가 밀집한 상황에서 함성·합창·대화 등 비말 생성 행위가 많은 경우 등이다.


WHO는 이르면 이날 코로나19에 대한 비상사태 해제 여부를 발표한다. WHO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1월 이후 계속 비상사태를 유지해왔다. 이번에 해제 결정이 내려지면 사실상의 엔데믹 선언이 될 수 있다.

해제 선언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게 의료계 분석이다. 코로나19 위험도를 평가하는 지표인 WHO 집계 기준 전 세계 주간 사망자 수는 지난해 초 6만명을 넘었지만 올해는 1만명대로 떨어졌다. 앞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올해 해제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밝히기도 했다.

물론 WHO가 보수적 판단을 내려 해제 결정을 보류할 수도 있다. 중국 변수가 아직 확실히 사라지지 않아서다. 지난해 말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한 중국에선 감염자가 급증했고 춘절 연휴기간 대규모 인구이동이 발생해 아직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 중국의 방역 정보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WHO가 중국에 정확한 방역 정보 공유를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WHO의 해제 결정이 내려지면 우리나라의 방역도 엔데믹을 향해 한 발 더 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0일 "WHO의 코로나19 비상사태가 해제되고 국내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나 '주의'로 변경되면 확진자 7일 격리 의무 해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는 30일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조정되면 국내 방역 관련 의무는 확진자 7일 격리만 남게 된다. WHO가 비상사태를 해제하고 확진자 7일 격리 의무도 해제되면 우리나라의 방역 의무는 사실상 모두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