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상반기 더 힘들겠지만…" KDI, 1.8% 성장 전망 유지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오른쪽)이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제전망 수정'을 발표하고 있다./사진=KDI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상반기 한국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이 심해지지만 하반기 빠른 회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 예상(1.6%)보다 높은 1.8%를 유지했다. 물가상승률은 기존 전망(3.2%)보다 높은 3.5%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9일 발표한 '경제전망 수정'에서 우리나라의 전년동기대비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상반기는 기존 1.4%에서 1.1%로 낮추고 하반기는 2.1%에서 2.4%로 올렸다.


KDI는 종전까진 1년에 2회(5·11월) 경제전망을 발표했는데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를 고려해 올해부터 총 4회(2·5·8·11월) 발표하기로 했다.

KDI는 중국 경제활동 재개가 단기적으로 코로나19(COVID-19) 감염의 급속한 확산 및 경제 위축을 동반할 것으로 보고 올해 상반기 우리 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반면 하반기에는 중국 경제 반등이 우리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판단하에 전망치를 높여 잡았다.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1월 제시했던 1.8%를 유지했다. 정부(1.6%), 한국은행(1.7%), IMF(1.7%) 등 주요기관 전망치보다 높은 수준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작년 말과 올해 아주 초반만 해도 세계 경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중국에서 감염병이 조금 잡혀가는 모습이 관측되면서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며 "세계 경제가 작년에 가정했던 것보다 조금 더 밝아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올해 성장률은 1.8%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며 이는 (정부·한은 등) 다른 기관 전망치와 큰 차이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와 감만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02.01.

KDI는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공공요금 인상 등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를 반영해 기존 전망(3.1%)보다 낮은 2.8%로 제시했다.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는 대외여건 개선을 반영해 소폭 상향 조정(0.7%→1.1%)했다.

수출 증가율(물량 기준) 전망치는 중국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유입 확대를 반영해 1.6%에서 1.8%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 전망치는 160억달러에서 275억달러로 대폭 높여 잡았다. 수출 증가율 전망치 상향 조정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수입가격 하락폭 확대) 전망을 반영한 결과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2%에서 3.5%로 높여 잡았다. 원유 도입단가가 종전 예상(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84달러)보다 낮은 80달러로 낮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공급 측 물가압력이 공공요금 등에 시차를 두고 반영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파급을 감안해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상승률 전망치도 3.3%에서 3.4%로 높였다.

취업자 수 증가폭 전망치는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국내 대면서비스업 호조세를 반영해 8만명에서 10만명으로 높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