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로 옷 만들고, 아스팔트 수리…'혁신 성장 씨앗' 보다

올해 제99회를 맞는 2023년 미국농업전망대회(AOF)가 지난 달 23~24일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빌색(Thomas Vilsack) 농무장관 등 200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메리어트호텔(the Crystal City Gateway)에서 열렸다. 빌색 장관이 "미국은 당신들에 달려있다"라고 말하자 앉아있던 참석자들이 기립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정혁수 기자

올해 제99회를 맞는 2023년 미국농업전망대회(AOF)에서 빌색 미 농무장관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 행사는 지난 달 23~24일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농업생산자, 정책입안자, 학계, 생산자단체, 외국 농업분야 종사자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년만에 대면행사로 진행됐다. /사진=정혁수 기자

"농업에 대한 기존 사고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생산자, 시장 관계자들은 스스로 생태계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농축산 부산물을 다양한 신제품으로 전환하는 기회를 창출해야 합니다. 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한 기회를 만들고, 시장과 더 잘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동시에 우리가 만들어 내는 새로운 방식과 확장된 기회를 찾아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혁신적인가 되돌아 봐야 합니다"

지난 달 23일 빌색(Thomas J. Vilsack) 미국 농무장관이 농업혁신과 이를 통한 새로운 시장 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하자 '2023 미국농업전망대회(AOF, Agricultural Outlook Forum)에 참석한 2000여명의 관중은 열광했다. "미국은 당신들에게 달려있다(America depands on You)"는 그의 말에 환호했고, "각 농장이 기업가 정신의 중심(Each farm becomes a center of entrepreneurship)"이라는 말엔 박수가 쏟아졌다.


코로나19로 인해 2년만에 대면행사로 열린 올 해 미국농업전망대회는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Arlington) 메리어트호텔(the Crystal City Gateway Marriott)에서 빌색 농무장관, 경제학자, 생산자단체, 청년농업인, 금융전문가, 주(州)정부 및 국제농업기구, 외국 농업관련 종사자 등이 함께 한 가운데 '혁신을 통한 성장의 씨앗(Seeds of Growth Through Innovation)'을 주제로 23~24일 진행됐다.

지난 달 23~24일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열린 2023년 미국농업전망대회(AOF)에서 국립농업통계국 등 관련 기관들이 독립부스를 마련해 행사 참석자들의 궁금증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정혁수 기자

지난 달 23~24일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열린 2023년 미국농업전망대회(AOF)에서 국립농업통계국 등 관련 기관들이 독립부스를 마련해 행사 참석자들의 궁금증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정혁수 기자

사상 첫 하이브리드로 진행된 포럼에는 현장 참석자 외에도 미국 전역과 전 세계에서 50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가상으로 행사에 참여했다. 주최측은 미국 농업의 다양성을 대표하는 30명의 차세대 농업전문가(학부생·대학원생)를 별도 초청해 자국 농업이 직면한 문제와 최근 5년간의 성과, 글로벌 농업트렌드 및 공동목표에 대한 이해를 함께했다.

미국 정부는 지속가능한 농산품 개발과 새로운 생태계서비스 시장을 만들기 위해 24개의 신(新)시장조성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물(water) 시장, 탄소 시장, 야생동물 시장, 생물다양성 시장 등이 그것으로 정부는 이를 통해 농가소득은 물론 농업경쟁력 제고를 자신하고 있다. 농무부는 또 기후 스마트 상품개발을 위해 2022년 9월부터 141개 프로젝트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새로운 가공 기술을 적용해 쇠고기, 돼지고기, 가금류 등 많은 생산물에서 추가 상품의 기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린바이오 분야의 경우, 콩의 부산물을 활용해 도로 아스팔트를 더 쉽고 저렴하게 수리할 수 있는 바이오기반 제품을 연구중이다. 다양한 농업폐기물을 화학물질, 섬유, 에너지(항공연료)로 생산해 낼 수 있도록 투자를 확대해 새 시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미 의회는 이와 관련 2021년초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구조계획 자금'을 조성했으며, 농무부는 이중 5900만 달러를 독립적인 육류 및 농산물 가공업체 확대사업에 지원했다. 또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법을 통해 콩 기반 도로 자재생산과 지속가능한 항공연료 등과 같은 농업건축자재 생산을 독려하고 있다.

올해 제99회를 맞는 2023년 미국농업전망대회(AOF)가 지난 달 23~24일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열렸다. 행사 2일째인 지난 24일, 행사장 문앞에 빌색 미 농무장관과 야누시 보이치에호프스키 EU농업위원회 위원장간 '지속가능한 농업'을 주제로 한 토론 안내표지판이 세워져 있다./사진=정혁수 기자

2023미국농업전망대회(AOF) 이틀째인 지난 24일 진행된 빌색 미농무장관과 야누시 보이치에호프스키 EU농업위원회 위원장이 '지속가능한 농업'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사진=정혁수 기자

빌색 농무장관은 "단지 농작물을 재배해 판매하거나, 가축을 사육해 시장에 내놓는 게 농업의 전부가 돼서는 안된다"라며 "우리는 혁신적인 전략을 통해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계획적이고 창의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더 높은 농장 수입, 더 많은 시골 일자리, 더 나은 토양 건강, 더 깨끗한 수질, 그리고 더 강한 공동체 의식과 연결되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농업의 미래다. 그것을 위해 우리가 지금 투자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농무부 수석 이코노미스트 세스 메이어(Seth Meyer)의 '2023 미국 농업경제·무역 전망', 빌색 장관의 기조연설에 이어 진행된 20여개의 포럼 세션에서는 △번영하는 미국농촌 건설 △기후 스마트 상품을 통한 가치 및 경제적 기회 창출 △품목별 가격 전망 △식량 공급체인을 둘러싼 도전과 솔루션 △미국 농산물 수출 과제와 기회 등 다양한 주제의 토론이 이어졌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 구자우 박사는 "미국 정부는 오는 2050년까지 농업 생산량을 40% 증가시키는 동시에 생명공학 등 과학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농업혁신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은 전략은 공공 및 민간부문의 연구조정과 동기화를 통해 앞으로 10~30년 사이 새로운 농업상품과 시장창출로 구체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