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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말 무조건 OK, 서로 "만점" 자찬...'연봉 1억' 그들의 민낯

머니투데이
  • 김상준 기자
  • 오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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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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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금융사 사외이사, 그들은 '예스맨'인가(下)

[편집자주] 금융회사 사외이사들이 경영진을 감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독립성이 약하고 잇속만 채우면서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전문가답게 조언을 하는 사외이사도 많지만 실제 경영에 반영되는 경우는 드물다. 4대 금융지주의 2022년 지배구조 연차보고서를 통해 금융사 사외이사들의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시급 19만원·451만원짜리 건강검진…'거수기' 사외이사 혜택


회장님 말 무조건 OK, 서로 "만점" 자찬...'연봉 1억' 그들의 민낯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평균 연봉이 약 8400만원으로 나타났다. '풀 타임'이 아니라 연 평균 약 429시간 일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급은 19만원 이상이다. 이에 더해 사외이사들은 회의에 한번 참석하면 수당으로 100만원을 받았고, 고가의 건강검진·워크숍 등도 누렸다.

10일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의 '2022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이사회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외이사를 제외하고 지난해 대부분의 이사회 활동에 참여한 사외이사들의 연봉은 7000만~1억원 정도다. 기본급은 4800만~6000만원이지만 기타 수당이 많았다.

사외이사들은 이사회나 이사회 내 위원회 회의에 한 번 참석할 때마다 100만원을 받았다. 이사회 의장이나 이사회 내 위원회 위원장은 각 100만원, 50만원의 직책 수당을 받았다. 일부 사외이사들은 기타 수당으로 5000만원 가까이 받았다.

평균으로 보면 4대 금융 사외이사들은 연 평균 429시간을 이사회 업무에 쓰고, 보수로 8402만원을 받았다. 시급으로 단순 환산하면 19만5800원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안건이 적은 일부 회의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고 끝나는 경우도 있다. 리조트·호텔에서 진행되는 워크숍도 근무 시간으로 친다.

특히 4대 금융은 모두 사외이사들에게 매년 건강검진 기회를 제공하는데, 일부 사외이사가 지나치게 비싼 건강검진을 받는다는 지적도 있다. 2021년 한 금융지주의 사외이사는 본인과 배우자 각 1회씩 총 451만원의 종합 건강검진을 받았다. 일반적인 종합 건강검진 가격은 비싸도 10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사외이사 보수에 대해선 금융권 내부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많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융사 사외이사는 관 출신, 전임 금융사 대표 등 유력 인사들이어서 근무 강도 대비 보수가 짭짤하다"며 "보수와 별도로 알게 모르게 회사가 식대나 골프 경비 등을 지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내부평가 매년 '최고'…글로벌 자문사는 "글쎄"



회장님 말 무조건 OK, 서로 "만점" 자찬...'연봉 1억' 그들의 민낯

'거수기'로 불리는 금융권 사외이사에 대한 여론은 극히 부정적이지만 내부 평가는 정반대다. 매년 사외이사들은 '최고' 등급의 평가를 받는다. 평가 주체가 본인이나 동료 사외이사인 경우가 많아서다. 새 사외이사 추천도 이른바 '셀프'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10일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2022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재임하고 있는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4명은 전원 '최고 수준', '최우수' 등의 평가를 받았다. 회사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전문성, 기여도 등의 지표를 평가한 결과다.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28명 중 연임 후보로 추천된 이들만 21명이다. 교체 대상은 7명에 그친다.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 4명 중 3명이 유임된 것이다. 이사회 활동과 관련한 객관적인 평가 없이 연임 후 임기를 다 채웠거나 '일신상의 사유'로 사외이사직을 그만두는 경우만 통상 교체 대상이 된다.

가장 큰 문제는 평가 주체와 객체 모두 사실상 사외이사라는 점이다. 4대 금융지주 모두 자기 평가와 동료 평가를 실시한다. 사외이사 본인이 본인에게 점수를 주고, 동료의 활동도 평가한다. 이사회 사무국 등이 내부 평가도 진행하지만 동료 평가를 특히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외부 평가는 내부 주요 자료 유출 가능성 등을 이유로 이뤄지지 않는다.

이사회 자체에 대한 평가도 사외이사 중심으로 이뤄진다. 회의 시간이나 안건이 적정했는지, 이사회가 주어진 업무를 적정하게 수행했는지를 개별 사외이사가 평가한다. 이런 이유로 업계 내부에서도 사외이사 본인이 속한 이사회에 박한 평가를 주기는 어렵다는 점을 인정한다.

사외이사 추천 역시 경영진과 사외이사들에 의해 사실상 결정된다. KB금융은 주식 1주를 보유한 주주라면 누구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예비후보 추천 제도를 도입해 '폐쇄성' 개선 노력을 기울였지만 올해도 노조 추천 사외이사를 선임하라는 노조와 이사회의 이견이 표면화되기도 했다.

국내 금융그룹 사외이사진에 대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등 외부 기관의 평가는 내부 평가와는 거리가 있다.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오는 23일 정기 주주총회를 여는 신한금융의 사외이사 8명 재선임 안건에 반대 입장을 냈다. ISS는 "신한금융의 현 사외이사진은 지배구조와 위험관리에서 실패를 드러냈다"고 밝혔다. ISS는 지난해 주주총회에서도 당시 신한금융 사외이사 재선임건에 반대 표를 행사했다.

ISS는 2021년과 2022년에도 신한금융, 우리금융 등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안에 다른 목소리를 냈다. ISS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 업체로 국내 사정에 밝지 않은 외국계 기관투자가들은 주총에서 자문기관의 판단을 참고해 의결권을 행사한다.



4대 금융지주, 이사회 부결 '0건'…'예스맨' 사외이사



회장님 말 무조건 OK, 서로 "만점" 자찬...'연봉 1억' 그들의 민낯

지난해 4대 금융지주 이사회에서 부결된 안건이 '0건'으로 나타났다.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 모든 이사회 안건이 의결됐다. 반대 의견조차 거의 없었다. 금융지주들은 이사회 전에 사외이사들과 충분히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10일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의 '2022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지주가 이사회에서 논의한 안건 총 128건 가운데 부결된 안건은 없었다. 하나금융에서 두 번 안건이 수정 의결된 경우를 제외하면 모든 안건은 원안 그대로 통과됐다.

2021년에도 부결은 없었다. 4대 금융 이사회는 2021년 113건의 안건을 논의했고, 부결없이 모두 통과시켰다. 신한금융에서 한 번 안건이 수정 의결됐고, 나머지는 원안 의결됐다.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의결 안건에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경우도 적었다. 지난해 신한금융에서 3건, 우리금융에서 1건 반대가 나왔고 2021년엔 신한금융에서만 반대가 4건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사회와 회장 사이 친분 때문에 견제·감시 기능이 약화된다는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금융지주는 CEO(최고경영자)와 사외이사, 사외이사끼리 친분이 두터운 경향이 있다"며 "CEO가 결정한 사안, 혹은 다른 사외이사들이 합의한 사안에 대해 반대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 금융지주 회장이 특정 사외이사들에 대한 의전에 특별히 신경쓰라고 내부 직원들에게 당부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며 "사외이사들이 완전 거수기라는 주장은 동의하기 어렵지만 회장과 사외이사들 대부분이 관계가 친밀하다 보니 독립성이 약화되는 건 맞다"고 말했다.

실제 하나금융 사외이사들은 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의 특별공로금 지급 승인·주주총회 상정 안건을 모두 찬성했다. 당시 공로금 지급 여부를 두고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끼리 의견이 갈렸는데, 이사회에선 만장일치였다.

찬반 투표 없이 논의만 하는 보고 안건에도 사외이사들이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KB금융과 우리금융 이사회는 보고 안건에 1건의 의견도 제시하지 않았다. 신한금융 사외이사들은 전체 89건의 보고 안건 중 10건에 의견을 냈고, 하나금융은 전체 55건 중 3건의 의견을 제시했다.

금융지주들은 이사회 이전에 충분한 논의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의결 안건이든 보고 안건이든 이사회 전에 안건 내용이 공유되고, 사외이사들이 이를 심의·검토한다"며 "이사회에는 비쟁점 사안, 즉 합의 사안이 주로 안건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특별한 의견 제시나 반대가 없어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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