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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20% 이자 낸대도 '퇴짜'…돈줄 마른 서민, '414%' 사채 돌려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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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이 기자
  • 이용안 기자
  • 김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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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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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돈 구할 곳 없는 서민들(上)

[편집자주] 생활이 팍팍해진 서민들이 금융회사를 찾지만 '문턱'이 높다. 소득이 적다는 이유로, 신용이 낮다는 이유로 돈을 빌리기 어렵다. 금리가 높아 돈을 빌려주기도 어렵다.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은 수백%의 이자를 내고 불법사채를 찾는다.


70만원 빌리는데 매주 16만원 이자…돈 급한 서민, 불법사채 늪에


#마트에서 근무하는 A씨는 급전이 필요해 금융권을 찾았으나 이미 대출이 있고, 신용점수가 낮아 추가 대출이 힘들다는 답을 받았다. 급전 창구를 수소문하던 중 일주일 뒤 상환 조건으로 70만원 대출이 가능하다는 곳을 알게 됐다. 불법업체는 선이자 16만원 제외하고 54만원 입금해줬다. 하지만 상환이 어려지면서 A씨는 이자로 매주 16만원씩 석 달을 냈다. A씨는 이자를 내기 위해 또 다른 불법 업체를 찾아야만 했다.

서민들의 급전 창구가 말랐다. 저축은행·캐피탈 등 제2금융권은 물론 대부업체까지 대출 문턱을 높였다. 고금리로 조달비용이 늘었으나 대출 금리는 법정최고금리에 막히자 대출 창구를 아예 닫은 곳도 상당수다. 서민들은 '카드 돌려막기'는 물론 '사채 돌려막기'에 빠지고 있다.

◇ 대부업 신규대출 1년 사이 89% 급감...대형사 15곳 신규대출 중단

연 20% 이자 낸대도 '퇴짜'…돈줄 마른 서민, '414%' 사채 돌려막기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대부금융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등록 대부업체 중 NICE신용평가 기준 상위 69곳의 지난 1월 신규대출 금액은 428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88.9% 감소했다.

지난 1월 신규 대출 이용자는 6084명으로 전년(3만1065명)보다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규대출 금액·이용자 감소는 자금조달 금리가 급격히 높아진 지난해 4분기부터 두드려졌다. 상위 대부업체 16곳의 신규 차입금리는 지난해말 8.65%까지 올랐다. 연초와 비교해 3.51%포인트(p) 상승했다.

대부업권은 조달금리가 높아지자 신규 차입액을 줄이고, 대출 문턱을 높였다. 법정최고금리(20%)로 이자를 받아도 조달비용과 관리비용 등을 감안하면 마진이 남지 않아서다. 연체율까지 지난 1월 11.8%로 상승했다. 대형 회원사(25곳) 중 15곳은 아예 신규대출을 중단했다.

연 20%에 육박하는 이자를 낸다고 해도 서민들은 돈 빌릴 곳이 없는 셈이다. 특히 저신용자의 금융권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예 대부업체들은 최근 신용대출을 줄이고, 주택담보대출을 늘리고 있다.

◇ 급전 막히자, 카드 돌려막기 중...리볼빙 잔액 7.3조 '역대 최고'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급전 창구가 막히면서 발생한 현상이 카드 리볼빙 서비스 이용 증가다. 리볼빙은 카드대금의 일정 금액만 먼저 내고 나머지는 다음 달로 넘겨 결제하는 서비스다. 보통 카드대금의의 10%를 내면 나머지는 결제를 이월할 수 있다.

지난 1월말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 등 7개 카드사의 카드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36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2%(1조1357억원) 증가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리볼빙은 카드론과 달리 금융상품이 아니라 부가서비스로 분류돼서 쉽게 이용할 수 있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에서도 제외된다. DSR 규제 대상인 카드론의 잔액은 1년 전과 비교해 1.7% 증가에 그쳤다.

돈이 필요한 서민들이 카드결제를 미루고 그 돈을 다른 곳에 쓰는 것이다. 이월된 금액에는 고율의 수수료(15.49~18.53%)가 붙고, 이월 금액이 만큼 약정결제금액도 늘어나는 악순환이 빠진다. 이미 업계에서는 한계차주의 유입이 상당부분 발생했을 것으로 전망한다.

◇ 불법사금융 유입 최대 3.8만명 추산...지난해 신고센터 접수 12.3만

대부업에서도 밀려나고 '카드 돌려막기'도 한계가 온 서민들은 불법사채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7월이후 1년간 대부업 이용 감소로 불법사금융에 유입된 규모는 최소 1만8000명에서 최대 3만8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는 지난해에만 12만3233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불법금융광고 차단 의뢰 건수도 1만7435건으로 전년보다 8.4% 증가했다.

불법사금융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불법사금융 척결 범정부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수사·단속 강화, 피해예방·구제를 위한 제도개선 등에 나섰다. 불법금융광고 모니터링도 강화했다. '긴급 생계비 대출'도 이달 내놓을 계획이다.

이수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불법사금융이 네이버, 다음 카페 등 비대면 영역에서 많이 발생한다"며 "불법 사업주체가 너무 많아 일일이 단속하기는 어렵지만 포털에서 소비자에게 불법사금융 관련 광고 등의 노출을 제한하는 것은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42 빌리고 이자 10 드려요"…온라인·사채시장 떠도는 급전 난민들



휴대폰을 이용한 '내구제대출'광고/사진=트위터 갈무리
휴대폰을 이용한 '내구제대출'광고/사진=트위터 갈무리

제도권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서민들이 불법 사채시장뿐 아니라 온라인 시장을 전전하며 고금리 대출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연이율 최대 2500%를 넘기는 경우도 있다. 모두 불법이다. 특히 청소년들은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사채를 이용한 이들의 평균 대출액은 382만원, 평균 거래기간은 31일이다. 평균금리는 연 단위로 환산하면 414%다. 짧은 기간에 비교적 소액 즉,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법정 최고금리를 훨씬 넘는 불법 사채시장으로 빠진 것이다.

불법 사채시장뿐만이 아니다. 중고거래 플랫폼 등 온라인 불법 사금융도 횡행한다. 최근 한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42 빌리고 이자 10 드려요 3일 뒤 월급'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보증금이 모자란다"며 게시글을 올렸다. A씨가 제시한 사흘 동안의 이자 10만원은 원금의 24%가량으로 연이율로 환산하면 2500%가 넘는다.

다른 작성자 B씨는 같은 플랫폼에 8만원을 빌려주면 1주일 뒤에 원금의 25%에 해당하는 이자 2만원을 더해 갚겠다는 글을 올렸다. 해당 플랫폼 관계자는 "현재 두 게시글 모두 차단한 상태로 거래가 이뤄졌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중심으로 '스스로 나를 구제한다'는 뜻의 '내구제대출' 광고도 성행한다. 대표적인 방식은 휴대폰을 이용한 이른바 '휴대폰깡'으로 대출 신청자가 본인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해 넘기면 업자가 50만~100만원 수준의 금액을 빌려주는 방식이다. 이후 업자는 공기계를 처분해 차익을 남긴다.

이런 방식으로 개통된 휴대폰을 타인에게 제공하는 행위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휴대폰을 넘겨준 채무자도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업자들에게 넘긴 휴대폰의 사용요금이 빌린 돈의 수십 배에 달하는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경제능력이 없는 미성년자도 불법 사금융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아이돌 상품이나 게임 아이템을 살 돈을 빌려준 뒤 수고비 명목의 이자와 지각비(연체료) 등을 받는 이른바 '댈입'(대리입금)이 대표적이다. 불법 대리입금 광고는 2019년 1211건에서 지난해에는 1~8월 집계된 것만 3082건으로 늘었다.

/사진=트위터 갈무리
/사진=트위터 갈무리

업자들은 SNS에 10만원 내외의 소액을 2∼7일간 단기로 빌려준다는 내용의 광고글을 통해 대출자를 모집한다. 요구하는 수고비는 20~50%수준(연 환산시 1000~3000%)이다. 또 늦게 갚으면 시간당 2000원가량의 수고비를 부과한다.

금융당국은 불법 사금융을 척결하겠다고 나섰다. 금감원은 폭행 또는 협박을 동반한 불법 사금융 범죄는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고 정보 공유 등 사건 처리에 공조한다는 방침이다. 단속을 강화하고 불법 사금융의 위험성을 알리는 홍보도 강화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법정 최고금리 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법정 최고금리는 금리가 낮았을 때 설정됐는데 고금리로 돌아선 만큼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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