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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SMR' 상용화만 된다면…기업들 돈 쏟아붓는 확신의 이유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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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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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SMR 레이스(上)

[편집자주] 안전성을 극대화한 원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소형모듈원전(SMR)은 미래에 가장 각광 받는 에너지원 중 하나로 떠올랐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수단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한민국은 글로벌 'SMR 레이스'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2030년 전 기업 주도 'SMR' 도입 가능"…민·관 합작도 만지작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법과 제도만 정비가 된다면, 2030년 전에도 충분히 국내에서 민간 기업 주도로 소형모듈원전(SMR)을 돌릴 수 있습니다."

SMR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대기업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2028~2030년 미국에서 SMR 상용화가 이뤄지면, 이 기술을 곧바로 가져와 국내에 설치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SMR 설계만 할 수 있다면, 이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이 국내 업체에 있다"고 했다. "국내 유수의 기업이 핵융합 원자로 등을 제작한 풍부한 실적이 있으므로 SMR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거의 실시간으로 사업화가 가능하다"고도 했다.

SMR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 또 다른 대기업 고위 인사도 "SMR을 직접 운용할 가능성을 닫을 필요가 없다"며 "회사 차원에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용도로 쓸 수도 있고, 글로벌 산업단지나 플랜트에서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아이템을 고려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이 SMR 사업을 검토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모두 사로잡을 수 있는 에너지원이라는 확신이 선 까닭이다. SMR은 전기출력 300㎿e(메가와트) 이하급의 원자로다. 모듈을 조립하는 방식이어서 건설비용은 3000억원에 불과하다. 대형원전의 20~30분의 1 수준이다. 안전성도 극대화했다. 중대사고 확률이 10억년에 1회 수준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영국왕립원자력연구원은 2035년까지 SMR 글로벌 시장 규모가 63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SK㈜, SK이노베이션,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 GS에너지, HD한국조선해양, 현대엔지니어링 등 국내 기업들이 수백억~수천억원을 투자하고 사업 기회를 모색하면서 기술확보에 나섰다.

이들 기업의 투자는 거의 대부분 미국 SMR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미국은 가장 강력하게 SMR을 추진하고 있는 국가다. 김한곤 i-SMR 기술개발사업단장은 "미국은 SMR로 세계 원전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빌 게이츠의 테라파워를 비롯해 뉴스케일, 엑스에너지 등 민간 기업이 SMR 개발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모두 2030년 전에 상용화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국내에서 민간 기업이서 SMR에 투자하게 하려면 미국처럼 '규칙'을 세우고, '지원'을 해야 한다. 2028년까지 독자 SMR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도 민간 기업과 협업을 고민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민간이 주도해서 참여하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공공과 민간이 합작법인을 설립한다든지, 민간에서 투자하고 정부도 어느 정도 출연하고 지원해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 수용성 문제 해결도 관건이다. 혁신형 SMR 국회포럼 공동위원장인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건전한 원자력 시민운동을 촉진해 국민 눈 높이에 맞춰 저변 확대를 꾀해야 한다"고 했고,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와 관련해 "진영화하여 싸움을 붙이지 않아야 한다"고 힘을 줬다.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SMR 패권'에 진심인 美…국내 기업들도 '윈-윈' 투자 러시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소형모듈원전(SMR)은 차세대 에너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반도체처럼 미래 기술패권 경쟁의 수단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북미 주요 SMR 기업에 선제적인 지분투자를 바탕으로 주요 사업권을 확보하고 핵심 소재·부품·장비 수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 SMR 둘러싼 미중러 기술패권

영국 롤스로이스가 만든 SMR 보고서에 따르면 2035년 전세계 SMR 규모는 연 65~85GW(기가와트) 수준에 달한다. 이 중 중국이 15GW, 미국과 러시아가 각 10GW였다. 미·중·러에 SMR이 몰릴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현재 SMR 기술 분야에서 가장 앞선 곳은 미국이다. 원전 업계는 미국이 SMR 시장의 헤게모니를 노린다고 본다. 3.5세대(경수로형)의 뉴스케일부터 4세대(비경수로형)의 테라파워·엑스에너지·웨스팅하우스까지 민간기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퍼붓고 있다. 2017년에 이미 민간주도 차세대 원자로 전략을 제시하며 '규칙'을 세웠고,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는 7년간 32억 달러(4조원)에 달하는 '지원'을 약속했다.

중국과 러시아도 SMR 개발을 서두른다. 국가 주도로 기존 경수로형 및 납냉각고속로(LFR) 위주의 개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MR을 중심에 놓고 기술패권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 못한다.
(대전=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 2021년 11월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 내 한국원자력연구원를 방문해 SMR(소형모듈원자로) 관련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2021.11.29/뉴스1
(대전=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 2021년 11월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 내 한국원자력연구원를 방문해 SMR(소형모듈원자로) 관련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2021.11.29/뉴스1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형 SMR' 개발에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자체 기술 확보에 나섰다. 원전 업계는 자체 기술만큼 중요한 게 '미국 주도의 SMR 계획'에 발맞추는 것이라고 본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SMR 기술에 대한 서플라이 체인까지 만들려 한다"며 "영국, 프랑스 역시 미국의 우방국으로 협력하는 형태를 취하는 모양새이므로. 미국의 헤게모니 안에서 우리의 강점을 잘 살리는 전략을 써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미국 주도의 원전업계에서 한국의 기술력은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며 "몇십년 동안 대형원전 건설에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미국과 한국은 서로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국내 기업, 美 SMR에 투자 러시

이런 국제 정세를 반영하듯, 국내 기업들의 투자는 미국에 집중되고 있다. 가장 많은 투자금을 확보한 곳은 테라파워다. SK㈜·SK이노베이션이 2억5000만 달러, HD한국조선해양이 3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두산에너빌리티(1억380만 달러), 삼성물산(7000만 달러), GS에너지(4000만 달러) 등은 뉴스케일에 지갑을 열었다.

이밖에도 △DL이엔씨는 엑스파워에 2000만 달러 △현대엔지니어링은 USNC에 3000만 달러를 투입했다. 대부분 SMR 상용화를 통한 수익을 나눌 수 있는 지분투자다.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사업 기회도 모색할 수 있다. 뉴스케일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국내 기업 중 △GS에너지는 민간 발전 노하우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력발전 기자재 공급 △삼성물산은 발전소 시공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 SK㈜ 역시 테라파워의 2대주주로 올라서서 향후 다양한 사업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성과는 조금씩 나오고 있다. 국내 유일의 SMR 주기기 생산능력을 보유한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뉴스케일과 처음으로 소재 제작 계약을 따냈다. 글로벌 SMR 파운드리(생산전문기업)를 추진하는 게 목표다.

테라파워에 투자한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SMR 기반 발전선의 디자인을 업계 최초로 공개했다. 바다 위 '부유식 SMR' 형태로, 60MWe(메가와트) 수준의 원자로 4개 세트를 만드는 방식이다. 해안가에 SMR 발전선을 띄우고, 바로 육지와 접안시킬 수 있다. 시설의 하단에 원자로가 들어가고, 상단에는 수소 등을 생산하는 플랫폼을 갖출 방침이다.
테라파워의 미국 와이오밍 SMR 프로젝트 /사진=테라파워 홈페이지
테라파워의 미국 와이오밍 SMR 프로젝트 /사진=테라파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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