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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스요금 사실상 '동결'…한전 적자 어떡하나(종합)

머니투데이
  • 세종=최민경 기자
  • 김훈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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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3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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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시내 주택밀집 지역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의 모습. /사진=뉴스1
30일 서울 시내 주택밀집 지역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의 모습. /사진=뉴스1
정부와 여당이 2분기 전기와 가스요금의 인상을 잠정 보류하며 사실상 '동결' 카드를 꺼냈다.

정부는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적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요금 조정 시기와 인상폭에 대해 판단을 미뤘다. 2분기 요금 인상이 늦춰지면서 여름철 전력수요를 감당해야 하는 한전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어 2분기 전기·가스요금 조정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추후 결정키로 했다. 당정은 요금 인상 폭과 시기 등 의견수렴 등을 거쳐 인상 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한전과 가스공사의 대규모 적자를 고려하면 요금 인상이 필요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공공요금 인상 속도조절을 주문하면서 마지막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LNG(액화천연가스), 유연탄 등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올 들어 하향 추세인 것도 인상 폭을 쉽게 결정하지 못한 배경으로 꼽힌다.

당정은 서민생활 안정, 국제 에너지가격 추이, 물가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 공기업 재무상황 등을 좀 더 면밀하게 검토하고 인상 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이와 관련 조만간 관계부처, 관련 공기업, 에너지 전문가 및 소비자 단체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간담회 등을 열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전기요금의 핵심인 기준연료비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1분기와 동일한 ㎾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확정됐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연료비 조정 요금, 기후환경요금, 기준연료비 등으로 구성된다. 기후환경요금도 사실상 동결된다.

요금 인상이 미뤄짐에 따라 여름철 냉방 수요 증가를 앞둔 한전도 긴장하고 있다. 산업부는 오는 2026년까지 한전의 누적적자 해소를 위해 올해 전기요금을 ㎾h(킬로와트시)당 51.6원 올려야 한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전기요금은 연간 네 차례에 걸쳐 조정하는데 1분기엔 ㎾h(킬로와트시)당 13.1원을 올렸다. 나머지 3번의 요금 조정에서도 비슷한 폭의 인상이 이뤄져야 연내 목표한 51.6원을 올릴 수 있다. 2분기 요금을 동결하면 하반기 요금 인상 압박이 더 커지는데 7~8월이 있는 3분기에 전기요금을 올리는 것은 더 쉽지 않다.

지난해 32조6034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한전은 이를 충당하기 위해 지난 한해에만 30조원 가량의 채권을 발행했다. 법정 채권발행한도가 거의 차면서 지난해 말 발행한도를 늘리는 내용의 한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올해도 10조원 이상 적자가 나면 연말에 채권발행한도가 넘칠 가능성이 있다.

가스요금 역시 올해 MJ(메가줄) 당 10.4원씩은 올려야 2026년까지 가스공사의 누적 적자 해소가 가능한 상황이다. MJ당 10.4원 인상은 지난해 가스요금 인상분의 2배에 육박한다.

가스요금은 수요가 급증하는 동절기 특성을 고려해 1분기 동결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8조원 대였던 미수금이 1분기에 12조원까지 불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분기는 계절적 특수성이 사라진 만큼 요금 인상을 단행할 수 있는 적기라는 평이다.

정부는 전기와 가스요금 인상 방침은 확고하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동결은 없고 인상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며 "공공요금 인상폭이나 시기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정협의를 마치고 "당정은 한전과 가스공사의 누적적자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단계라는 점에 있어서는 인식을 같이했다"며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전의 적자 해소를 위한 전기요금 인상이 미뤄지면서 4월부터 지난 동절기(2022년 12월~2023년 2월) 시행한 전력도매가격(SMP) 상한제를 재시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전이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오는 가격인 SMP에 제한을 둬 한전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3개월간 연속 적용할 수 없다는 규정으로 지난달까지만 운영하고 이달은 중단했다.

이날 오후 SMP 상한제 재시행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민간발전업계에선 SMP 상한제를 한전의 적자구조는 그대로 둔 채 국제 연료비 상승을 민간에 전가하는 미봉책이라고 보고 있다. 재시행이 확정되면 민간발전사의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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