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표 '5천억 K-바이오·백신 펀드', 7개월째 결성도 못해

지난해 7월27일 이기일 보건복지부 차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바이오헬스 산업 활성화 방안 브리핑을 하며 K-바이오·백신 펀드 조성 계획을 알리고 있다./사진= 뉴스1

윤석열 정부가 바이오 산업을 키우기 위해 지난해 'K-바이오·백신 펀드' 조성을 발표했지만, 운용사 선정 이후 7개월이 지났는데도 펀드 결성조차 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만 해도 연말까지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지난달에는 올 상반기 내에 조성한다며 은근슬쩍 목표 시점도 미뤘다. 업계에서는 민간 투자를 이끌어낼 구체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2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7월 신약 개발과 백신 분야 투자 활성화를 위해 K-바이오·백신 펀드를 조성하기로 하고, 지난해 9월 해당 펀드를 운용할 운용사로 미래에셋벤처투자와 유안타인베스트먼트를 선정했다. 각각 2500억원의 규모로 2개의 펀드를 총 5000억원 규모로 운용토록 했다. 정부 출자금 1000억원, 국책은행 출자금 1000억원, 민간투자 3000억원이다. 공공과 민간이 40대 60의 비율로 출자하며 기준 수익률은 내부수익률(IRR) 7% 이상이다.


하지만 운용사 선정 이후 7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펀드 조성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21년 1월과 복지부가 150억원을 출자해 1300억원 규모의 'K바이오 신성장 펀드 6호'를 조성했고 불과 3개월 뒤인 180억원을 출자해 1000억원 규모의 K바이오 신성장 펀드 7호를 곧바로 운용한 것에 비하면 더딘 속도다.

최소결성 규모의 75% 이상의 자금이 모이면 우선 펀드 결성과 투자 개시를 할 수 있도록 '조기결성방식'을 허용했지만 이만큼의 투자금도 모이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복지부는 펀드 조성 목표 시기도 지난해 말에서 올 상반기로 늦췄다. 지난해 8월 운용사를 공모할 때만 해도 "연내에 펀드 결성을 완료하고 연말부터 본격적인 투자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펀드 결성조차 되지 않았다. 지난달 관계부처 합동으로 '바이오헬스 산업 수출 활성화 전략방안'을 발표할 때는 K-바이오·백신 펀드를 올 상반기 중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5년에는 펀드 규모를 1조원으로 늘리고 2030년까지는 신약개발사업에 2조2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도 했다


이에 일각에선 생색내기용 정책이라며 실제 투자 집행을 위한 구체적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산업계나 투자계에서 원하는 형태의 구조로 펀드를 만들고 이게 신약과 백신 개발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만들어 K-바이오·백신 펀드 조성이 구호에만 그치지 않도록 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펀드 조성 규모가 크다보니 절차에 있어서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며 "상반기까지 K-바이오·백신 펀드를 결성해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