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인텔에 추가요구..."세금혜택 받으려면 투자금 늘려라"

인텔

독일에 대규모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세운 인텔에 대해 독일 정부가 투자 규모를 확대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인텔이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 상승을 이유로 독일 정부에 보조금 금액을 늘려달라고 주장하자 돌아온 대답이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텔은 독일 작센안할트주 주도인 마그데부르크에 170억 유로(약 24조5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독일 정부로부터 68억 유로(9조8000억원)의 보조금을 약속받았다.


하지만 최근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 상승을 이유로 인텔 측은 건설비을 170억 유로에서 크게 늘어난 300억 유로(43조2000억원)로 추산했다. 이 때문에 유럽연합(EU) 반도체법에 따라 보조금도 100억~120억 유로(14조~17조원)가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독일 정부는 인텔이 투자 규모를 늘리겠다고 확실히 약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스벤 슐체 작센안할트주 경제부 장관은 "투자 규모가 커져야 보조금 규모도 커지는 게 논리적"이라고 말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EU 반도체법에 따라 자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에 투자비의 40%를 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 법은 유럽 내 공공 및 민간반도체 생산시설에 430억 유로(약 62조원)를 지원하는 게 골자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유럽의 생산 점유율을 현재 10%에서 2030년까지 20% 정도로 확대하고, TSMC 등 아시아에 치중된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목표다.

인텔은 지난해 판매 부진으로 배당금을 줄이고, 올해 자본지출을 완화하기로 한 상황이다. FT는 독일 정부가 '미국 회사'인 인텔에 투자를 늘리는 조건을 달아 압박하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독일 정부가 보조금을 늘려주지 않으면 인텔이 생산 설비를 미국으로 옮길 수있다는 우려도 있다. 미국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대규모 반도체 생산설비 보조금을 약속한 상태다. 이에 대해 독일 정부 관계자는 "우리와 인텔 간 절충이 필요하다"며 인텔과의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