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회계장부 미제출 노조 현장 조사…건설 불공정 채용 집중 감독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강화 및 불공정 채용 근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노동조합 회계서류를 비치·보존하지 않거나 관련 서류를 당국에 제출하지 않고도 소명하지 않은 노조를 대상으로 현장조사에 나선다. 채용 강요가 만연하다고 판단한 건설현장, 청년 다수고용 사업장 등에 대해서는 불공정 채용 근절을 위한 집중 점검을 실시한다.

고용노동부는 20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14조에 따라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 등의 비치·보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과 소속 36개 노조,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과 소속 3개 노조 등 총 42개 노동조합에 대해 21일부터 2주간 현장 행정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불공정 채용 근절을 위한 집중 점검 및 '공정채용법' 입법도 추진한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이날 서울 정부청사에서 관련 브리핑을 열고 "정부는 지난 2월부터 자율점검기간 운영, 시정기간 부여 등 충분한 의무이행기간을 부여했으나, 42개 노조는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법과 원칙에 위배되는 특권과 반칙은 허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고용부는 현장 행정조사에서 노동조합이 관련 법에 따라 비치·보존하도록 정하고 있는 서류들이 있는지를 확인하며, 최소한의 법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100만원 등의 과태료 부과 등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다.

특히 노동조합이 현장 행정조사를 거부·방해하거나 기피할 경우에는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57조에 근거하여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폭행·협박 등으로 방해할 경우에는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장관은 행정조사 과정에서 노조와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에 대해 "여러 가지 이유로 현장 조사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도 저희가 충분히 취지를 설명했고 협조를 요청했다"며 "따라서 동의와 협조하에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저희들이 법을 지키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기 때문에 물리적인 충돌은 없을 것으로 보고, 또 그렇게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5월 초부터 불공정 채용 근절을 위한 집중 점검에도 나선다. 채용강요가 만연했던 건설현장을 비롯해, 청년 다수고용 사업장 등 올해 총 1200개 사업장이 우선 대상이다.

'공정채용법' 입법도 추진한다. 청년과 노사단체 등의 의견을 종합해 근시일내에 입법예고한다는 계획이다. 이 장관은 "불공정 채용을 포괄적으로 규율하는 입법을 추진하겠다"며 "기업의 채용비리, 노조의 고용세습, 채용강요를 근절하도록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과태료 등 형사적 제재를 가하는 등 제재 수위를 높여서 법적 실효성을 높이고, 구직자들의 알권리를 폭넓게 보장하고 피드백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이러한 공정한 채용 질서와 관행이 확립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 등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