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관계 경색에 불똥튄 화장품·패션업계..."우려할 상황은 아냐"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중국 리오프닝(경기 재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됐던 화장품, 패션업계가 한중 관계 경색이라는 변수를 맞았다. 중국 내 애국 소비가 확산하면서 현지에서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증권가의 우려감이 높아진다. 이들 기업은 최근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정치적 이슈가 개별 브랜드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5일 패션·뷰티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중 관계가 경색되면서 중국 소비 회복 효과를 기대했던 화장품, 패션 기업의 고심이 깊어진다. 중국 리오프닝으로 모처럼 업황 반등을 기대해봤으나 정치 이슈로 주가는 고꾸라졌다. 특히 중국 내에서 매출이 높은 화장품 업종인 아모레퍼시픽 (150,600원 ▲4,500 +3.08%), 한국콜마 (48,450원 ▲150 +0.31%) , 코스맥스 (135,000원 ▲2,300 +1.73%) 등과 더불어 패션업체인 F&F (64,000원 ▼100 -0.16%), 더네이쳐홀딩스 (13,920원 ▼30 -0.22%)의 주가는 최근 동반 하락세를 나타낸다.


화장품 업종 중에서도 ODM(생산자개발생산)으로 중국 현지 브랜드의 제품을 만드는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는 최근 리오프닝 기대감이 높다. 마스크 해제 효과 등에 힘입어 중국 현지 공장 가동률이 높아져서다. 주력 현지 공장의 가동률은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가 중국에서 제조하는 화장품 대부분이 중국 현지 브랜드다. 중국 내 소비가 활성화하면서 이들 기업의 실적도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이와 별개로 주가는 최근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정치적 이슈가 발목을 잡은 영향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중국 법인 고객사 중 현지 브랜드가 많아 자국 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큰 영향은 없을 거라고 본다"며 "현재 경영상 문제가 없으나 상황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콜마 관계자 역시 "외교 관계가 악화하더라도 K-뷰티에 대한 기술력은 중국인도 인정하리라 본다"며 "중국 MZ세대 내에서도 제품이 좋은 게 최고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기술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 로컬시장과 면세점 사업을 중심으로 전개해 온 아모레퍼시픽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크리스티앙 디오르'가 인종차별 논란으로 중국 인터넷상에서 불매 운동을 맞는 등 중국 내 애국 소비가 확산해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직 정치적 이슈가 개별 브랜드나 기업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면서도 "현지 사업을 전개하다 보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단기 이슈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실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현지에서 프리미엄급 패션 브랜드로 급성장한 MLB를 보유한 F&F를 포함해 패션업계도 현재 상황이 반갑지만은 않다. 특히 지난달 현지 합작법인(JV) 파트너사와 함께 중국 본토를 공략하겠다고 밝힌 더네이쳐홀딩스의 주가도 최근 정치적 이슈로 타격을 입었다.

다만 패션업계에서는 최근 정치적 이슈가 실제 브랜드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중국 소비층 내에서 이들 브랜드는 한국 브랜드라기보다 패션 그 자체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많다"며 "사업적으로 크게 걱정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