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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학교에 소녀 시신이…용의자 7명 모두 무죄, 진범은 어디에[뉴스속오늘]

머니투데이
  • 차유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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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1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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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007년 5월 14일, 수원시에 위치한 한 고등학교에서 10대 중반으로 보이는 소녀의 시체가 발견됐다. 그러나 이 학교가 남학교였기 때문에 경찰이 소녀의 신원을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소녀가 미성년자였기에 지문 조사를 해도 나오는 것이 없었기 때문.

신원 파악이 안 된다는 점에서 경찰은 이 소녀를 노숙하던 소녀라고 규정한 뒤 수원역 일대의 노숙자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였다. 그리고 이때, 노숙자들과 수원의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이상한 소문이 떠돌기 시작했다.

"살해당한 소녀는 노숙자 대장의 돈을 훔치다가 발각됐고, 이 대장이 부하를 시켜 소녀를 구타하다가 소녀가 사망하자 시체를 고등학교 건물에 내다 버렸다."

이 소문을 파악한 경찰은 수원역 노숙자들을 집중적으로 조사했고, 사건 발생 얼마 후 수원역에서 노숙하던 2명을 이 사건의 범인으로 체포했다.



검찰, 비행 청소년 추가 기소…혐의 시인→부인 "자백 강요받아"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사진=유튜브 채널 '달리' 캡처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사진=유튜브 채널 '달리' 캡처

사건 발생 8개월 후, 검찰은 5명의 비행청소년을 폭행치사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당초 체포했던 노숙인들은 폭행에 단순 가담했으며 이 청소년들이 범행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시인했던 청소년들은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과 검찰이 자신들을 위협하며 자백을 강요했다는 것.

이후 검찰의 심문 과정이 담긴 녹화 영상이 공개되면서 이는 사실로 드러났다. 영상에는 검찰이 용의자 청소년들의 자백을 유도하고, 소년들이 인지하지 못했던 사항을 알려주며 각인하는 모습이 담겼다. 심지어 용의자 중 한 명은 사건 당일 수원에 없었다.

하지만 수원지법은 "검찰이 과학수사를 통해 물적 증거를 찾지 못했지만 관련자들의 진술 신빙성과 검찰에서의 자백 상황 등을 검토한 결과 범행을 인정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며 촉법소년 1명을 제외한 4명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1심 실형→대법원 무죄…박준영 변호사 "인권유린 사건"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사진=유튜브 채널 '달리' 캡처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사진=유튜브 채널 '달리' 캡처

그러나 사건을 맡은 국선변호사 박준영은 법정 공방 끝에 2010년 7월, 청소년 전원의 무죄 판결을 끌어냈다.

2심 재판부는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된다"며 "수사기관이 제공한 사진을 본 이후에야 정황에 맞춰 진술을 한 점, 당시 학교 정문에 설치된 무인 카메라에 모습이 전혀 찍혀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춰 신빙성에 의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후 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가 원심을 확정하면서 청소년들은 억울함을 풀게 됐다.

박 변호사는 "아니라고 말하는 아이들을 믿었는데, 결국 억울한 누명을 벗게 돼서 너무 다행"이라며 "이번 사건은 정신지체인들을 폭행·협박해 허위 자백을 얻어낸 경찰과 청소년들을 회유하고 피의자신문조서를 조작한 검찰이 만든 인권유린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은 '다른 공범들이 이미 자백했으니 부인하면 혼자 가중처벌 받는다'며 회유했고, 사건 현장을 가보지도 않은 청소년들에게 현장 사진을 보여주며 세부사항을 먼저 언급한 뒤 조서를 꾸몄다"고 비난했다.



'누명' 청소년들, 국가로부터 1억원대 배상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청소년들보다 먼저 붙잡혀 각각 벌금 200만원, 징역 5년을 선고받았던 노숙인 두 명도 모두 최종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후 청소년들은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는 모두 2억2000만원의 형사 보상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들이 무죄 판결을 확정받은 상해치사 혐의로 230일에서 370일가량 구금당한 사실이 인정돼, 이에 대한 형사보상금을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형사보상금뿐만 아니라 국가로부터 100만원에서 2400만원까지 총 1억2300만원의 배상금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는 "담당 검사가 원고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기망적인 방법으로 자백을 종용하고 충분한 해명 기회를 주지 않은 직무상 과실이 있다"며 "이런 불법 행위로 원고들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 명백해 국가가 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진범은?


/사진=유튜브 채널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2011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이른바 '수원역 노숙 소녀 살인사건'의 새로운 진상을 밝혀냈다.

우선 소녀는 노숙인이 아니었으며, 15살의 중학교 2학년 김모양이었다. 지적 장애가 있던 소녀는 친구를 만나러 나간다고 한 뒤 이같은 일을 당했던 것.

'그것이 알고 싶다'에 따르면 김양은 신체적 조건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친구를 사귀었다고 한다. 그리고 사건 며칠 전 김양은 자신의 집에 친구들을 불렀는데, 이들이 집을 나가면서 어머니가 소유하고 있던 반지와 귀걸이 등을 훔쳐 달아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김양과 함께 있던 친구들이 진범이거나 범인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실제로 해당 사건 관련 인터넷 기사에 댓글을 남긴 한 인물은 "천안에서 가출 청소년 세 명을 만나 동행했는데, 이들이 소녀를 때려 살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해당 증언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재수사에 돌입했으나 2014년 공소시효가 만료되면서 이 사건은 사실상 영구미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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