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SNS 폐쇄…코인 운용 하루인베스트 입출금 중단 '공포'

/사진=하루인베스트 홈페이지

국내 가상자산 운용 서비스 업체인 하루인베스트가 갑자기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최대 연 12%라는 고이율 제공을 믿었던 투자자들은 하루인베스트가 소위 '먹튀' 하는 건 아닌지 두려움에 휩싸였다.

14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하루인베스트는 전날 9시40분(한국시간)부터 입출금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업비트, 코빗, 고팍스, 코인원 등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들은 하루인베스트 대상 디지털자산 입출금을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이어 이날 하루인베스트는 "최근 내부 점검 과정을 통해 위탁업체가 제공한 특정 정보가 허위로 의심되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해당 사업자에 대한 진상 조사 절차를 진행 중이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루인베스트는 국내 블록체인 액셀레이터 '블록크래프터스'가 설립한 가상자산 운용사다. 하루인베스트 법인은 싱가포르에 등록돼 있고 국내에는 하루인베스트코리아를 두고 있다. 서울 강남에 사무실도 운영해왔다.

회사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 USD코인 등을 예치하면 연 최대 12% 이자를 주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하루인베스트는 140여개국에서 8만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돌연 하루인베스트가 강남 사무실 문을 닫고 회사 SNS도 폐쇄하면서 '러그풀(Rug Pull·투자 회수 사기 행위)' 논란에 휩싸였다. 물론 회사측은 "러그풀에 대한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하루인베스트 사태 해결이 지지부진하면서 투자자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566억원 규모의 고파이 악몽도 해결되지 않았는데 이번 사태로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고파이는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가 운영한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다. 지난해 연말 실제 고파이를 운용했던 제네시스글로벌캐피탈이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 사태 여파로 파산하면서 고파이 원리금 지급이 중단됐다.

그러나 고파이는 하루인베스트와 상황이 다르다. 고팍스는 책임지고 고파이 원금과 이자 상환을 약속했다. 물론 아직 모든 투자자가 피해 보상받지는 못했다. 다만 이 건은 금융당국이 고팍스 인수를 결정한 바이낸스의 가상자산사업자 변경 신고서를 수리해주면 바로 지급이 가능한 상황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고팍스는 투자자 신뢰를 지키기 위해 책임을 지고 원금 이외 지연이자까지 예금자 보호를 하겠다고 나섰다"면서 "반면 하루인베스트는 금융당국의 관할 밖에 있는 곳으로 사태 해결이 지연되면 사기의 영역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루인베스트는 지난달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예비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지만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청은 하지 않았다. 즉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라 금융당국 관할 밖이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해결되지 못하면 피해 규모가 몇천억원 단위를 넘어설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정확한 규모를 알 수는 없지만 운용 규모가 몇천억원 이상 될 것으로 보인다"며 "거래소들도 당장 입출금을 급히 막은건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