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왜 지금? G2 해빙무드 속 시진핑 가리켜 "독재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BBNews=뉴스1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미·중 간 긴장이 완화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독재자(dictator)'로 표현했다고 외신들이 잇따라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전에도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非)민주적 인물이자 독재자라고 비난한 바 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NBC 뉴스 등 주요 외신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선거 기금 모금 행사에 참석해 시 주석을 '독재자'라고 지칭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지난 2월 미국 영공에서 미군에 의해 격추된 이른바 '중국 정찰풍선' 사태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시 주석을 독재자라고 지칭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블링컨 장관이 지난 18~19일 방중 성과를 미·중 갈등 완화 모색 등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오는 11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두 번째 대면 정상회담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상황에서 나와 특히 주목받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정찰풍선 사태 발생 당시 시 주석은 사건 경위를 몰라 매우 당황해했다며 "내가 스파이 장비로 가득한 (중국 정찰)풍선을 격추했을 때 시 주석이 매우 화를 냈던 이유는 거기(미국 영공)에 그것(중국 정찰풍선)이 있다는 사실을 (시 주석이) 몰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독재자들에게 큰 당혹감을 주었을 것"이라며 "그(시 주석)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고, 그때 그것(정찰풍선)은 경로를 벗어났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을 직접적으로 '독재자'라고 표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중국 정찰풍선 사태 당시 시 주석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독재자'라는 표현을 사용한 만큼, 시 주석을 사실상 '독재자'로 규정한 것이라고 주요 외신은 판단했다. AF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을 '독재자'와 동일시 한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독재자'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2021년 9월 시 주석과 1시간 30분가량의 전화 회담을 나눈 이후에도 시 주석을 '독재자'로 묘사해 논란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9월 11일 9·11 테러 20주년을 맞이해 펜실베이니아 생크스빌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틀 전(9일)에 가졌던 시 주석과의 통화와 푸틴 대통령과 대면 회담(2021년 6월)을 언급하며 "21세기에도 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진심으로 믿는 독재자들(autocrats)이 많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푸틴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살인적 독재자'라고 규정하고, 러시아의 우방국인 중국에 대한 견제를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