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3번째' 김하성, 23타석째 삼진이 없다... 던질 곳 없으니 멀티 홈런도 맞을 수밖에

스타뉴스

김동윤 기자

김하성(오른쪽)이 25일(한국시간) 피츠버그전에서 1회 말 선두타자 홈런을 때려내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김하성./AFPBBNews=뉴스1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상승세가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에도 꺾일 줄을 모른다. 후반기 OPS(출루율+장타율)만 무려 1.125. 무서운 1번 타자의 퍼포먼스 뒤에는 투수들로 하여금 던질 곳이 없게 만드는 선구안과 끈질긴 콘택트가 있었다.

김하성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펫코 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2023 메이저리그 홈 경기에서 1번 및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석 3타수 2안타(2홈런) 3타점 2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1회말 메이저리그 커리어 3번째 선두타자 홈런에 이어 5회말 추격의 투런포로 2021년 빅리그 데뷔 후 첫 한 경기 2홈런을 달성했다. 그러면서 시즌 성적 96경기 타율 0.270, 14홈런 37타점 53득점 18도루, 출루율 0.363 장타율 0.447 OPS 0.810으로 아시아 내야수 20홈런-20도루도 정말 꿈이 아니게 됐다.

후반기 놀라운 활약의 근간에는 놀라울 정도로 상승한 선구안에 있었다. 전반기 73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38개의 볼넷을 골라낸 김하성은 후반기에는 삼진(6개)보다 많은 볼넷(7개)을 골라내고 있다.

제구력이 좋지 않은 선수들만 만난 것이 아니었다. 전날(24일) 김하성에게 2개의 볼넷을 허용했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우완 알렉스 파에도는 올 시즌 9이닝당 볼넷 1.2개로 제구력이 좋은 투수였다. 하지만 김하성이 스트라이크존에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공에 좀처럼 방망이를 내지 않는 통에 볼넷을 연거푸 허용했다.

김하성이 까다로운 상대임은 타격 지표상으로도 드러났다. 김하성의 타석당 투구 수는 4.40개로 4.42개의 라이언 맥맨(콜로라도 로키스)에 이어 메이저리그 전체 2위였다. 매 경기 바뀌는 이 순위에서 김하성은 1위도 곧잘 차지했고 어느 순간부터 톱3 밖으로 거의 밀려나지 않았다.

김하성의 최근 상승세를 나타내는 기록은 또 있다. 메이저리그 통계 분석가 존 앤더슨에 따르면 김하성은 올 시즌 마지막 삼진 이후 가장 오랜 기간 삼진을 당하지 않는 타자 중 하나였다. 이날 경기까지 벌써 23타석째로 31타석의 토니 켐프(오클랜드 애슬레틱스), 24타석의 마이크 토크먼(시카고 컵스) 다음으로 루이스 캄푸사노(샌디에이고), 존 베르티(마이애미 말린스)와 함께 메이저리그 전체 공동 3위였다.

이날 피츠버그 투수들도 고전하긴 마찬가지였다. 던질 곳이 없으니 멀티 홈런도 맞을 수밖에 없었다. 이날의 희생양은 2019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8번으로 피츠버그에 지명된 퀸 프리스터였다. 1회 첫 타석에서 김하성은 프리스터의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공은 건들지 않았다. 주심이 반 구 정도 벗어난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잡아주지 않았다면 0S3B이 됐을 상황. 볼 카운트가 불리해지자 4구째 시속 92.8마일 직구는 한복판으로 날아들었고 김하성은 이를 놓치지 않고 비거리 117.9m의 좌중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긴 했으나, 낮은 공을 모두 참아내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공 6개를 던지게 했다. 5회 1사 2루에서는 또 한 번 좌중월 아치를 그렸다. 2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이었지만, 낮게 떨어지는 커브를 걷어냈고 밋밋하게 떨어진 4구째 시속 83.8마일 슬라이더를 결대로 밀어 쳐 담장을 넘겼다.

7회에는 카르멘 모진스키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 걸어 나갔다. 공이 여기저기로 날린 모진스키는 상대하기 수월했다. 다만 2루 도루가 상대 포수에 걸려 아웃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