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참모 "북중러, 美를 '공동의 적' 간주…관계 주시 중"

존 커비 NSC 전략소통조정관이 지난 7월 워싱턴 백악관 브래디 룸에서 브리핑을 열고 있다./AFPBBNews=뉴스1

백악관 참모가 북한을 향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 무기를 지원하지 말라고 거듭 경고했다.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 이후 북한, 중국, 러시아가 관계를 더욱 좁히고 있는 데 대해서는 "미국을 공동의 적으로 간주하는 국가들"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보이스오브아메리카 등 보도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은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무부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러시아는 무고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살해하고 영토를 무력으로 수복하려 하고 있다"며 "전쟁에 관여하지 말고 러시아와 군사교류를 중지할 것을 북한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는 10~1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쓸 무기를 제공하는 대신 군사위성, 핵잠수함 기술 제공과 식량지원 등 약속을 받아낼 것으로 미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의 무기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어떤 영향을 끼치겠느냐는 물음에 커비 조정관은 "무기 거래 성사 여부에 달린 일"이라며 "(북한이) 바그너그룹에 로켓과 포탄 몇 발을 제공한 적은 있지만 러시아 군에 주요 군수품을 제공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전날 언급했듯이 북한이 (무기 지원을) 강행한다면 후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NYT 보도 이후 언론브리핑에서 북한이 러시아와 무기를 거래할 경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무기 거래 가능성에 대해 한미일 차원의 대응이 있느냐는 물음에 커비 조정관은 "아직 무기 거래가 성사되지 않아 삼자 간 협의가 활발한 상태는 아니"라며 "이번 상황을 아주, 아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이번 무기 거래를 통해) 무엇을 얻으려 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으나 이득을 볼 것은 확실하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는 제재와 수출통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우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더 많은 압력을 가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북한에 포탄을, 이란에 드론을 요청했다는 것은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러시아와 북한, 이란 중국을 새로운 '악의 축'으로 봐야 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커비 조정관은 "그런 식으로 설명할 관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미국을 공동의 적으로 간주하는 국가들이다. 이들 국가는 2차 대전 이후 미국과 동맹국들이 세운 질서에 도전하고 싶어한다"며 "이들 국가 사이의 관계를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