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출 늘고 中 수입 줄고...흑자 담그는 '김치'

올해 김치 수출이 대폭 증가하면서 김치 무역수지 적자 폭이 급감하고 있다. 김치 수출액에서 김치 수입액을 뺀 김치 무역수지는 최근 10여년간 단 한 번 흑자를 기록했는데, 올해도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김치의 미국 수출이 늘어난 동시에 중국 음식 위생 논란에 수입액이 줄고 있어서다.

29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 김치 무역 누적적자는 329만2000달러(약 44억7000만원)로 전년 동기 대비 80.6% 줄었다. 2년 만에 무역 흑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김치 무역수지는 2021년에는 알몸 김치 파동으로 수입액이 줄면서 1917만달러(260억3300만원)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3분기까지 김치 누적 수출액은 1억1886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5% 늘었다. 지역별로는 미국 수출량이 8385t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3% 증가했다. 이미 지난해 연간 수출량인 8569t을 넘어섰다. 수출액도 3064만달러로 해당 기간 처음으로 3000만달러를 돌파하고 지난해 연간 수출액을 넘어섰다. 수출액 중 약 4분의 1이 미국에 팔린 셈이다. 김치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국제적으로 면역 기능을 개선하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데다 미국 내 대형마트 등 유통망에 빠르게 입점하면서 수출액이 늘고 있다.

또 미국이 매년 11월22일을 '김치의 날'로 지정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김치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날은 한국김치협회가 선포한 김치의 날로, 한국에선 2020년부터 법정 기념일로 지정됐다. 미국 하원은 한국계 의원 등이 발의한 김치의 날 결의안을 오는 12월 6일 본회의에 올려 채택할 예정이다. 양 당 지도부는 한국인의 미국 이민 120주년과 한미동맹 70주년임을 감안해 표결 없이 결의안을 채택하기로 했다.

식품기업들도 미국을 중심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김치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대상은 지난해 식품업계 최초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대지 면적 1만㎡ 규모의 김치 공장을 지었다. 2025년까지 미국 연간 매출액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미국 현지 식품업체인 '럭키푸즈'를 인수해 생산기지를 확대했다. CJ제일제당은 발효식품인 김치를 냉장 상태로 수출하더라도 가스, 효모 등이 생기지 않도록 기능성 용기를 개발했다. 정부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김치 수출 확대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8월 김치산업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2027년까지 김치 수출액을 지금의 2배 수준인 3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반면 3분기 누적 수입액은 1억2215만달러로 1.8% 줄었다. 지난해 배추 등 김치 재료 가격 급등으로 저가의 중국산 김치 수요가 늘어 수입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 올해는 역기저효과로 소폭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중국 칭따오 맥주 현지 공장에서 한 남성이 맥아에 소변을 보는 것으로 보이는 영상이 공개되며 중국 음식 위생 논란이 재점화돼 4분기 수입액이 감소할 수 있다. 김치 무역수지가 연간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과 해외 소비자들 모두 한국 김치에 대한 선호도가 늘고 있다"며 "K푸드 붐을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추가 성장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