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환경차관 "빨대 규제 소상공인에 부담집중 옳지 않아"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녹색연합과 여성환경연대, 환경운동연합, 이제석광고연구소 관계자들이 '1회용컵 보증금제 전국 시행'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위해 가져다 놓은 1회용컵들 앞으로 텀블러가 놓여 있다. 2022.1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임상준 환경부 차관이 7일 "소상공인 등 사회 한쪽부문에만 희생을 강요하는 정책은 지속가능성이 없다"며 "(내년 4월) 총성을 염두에 둔 판단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일회용품 관리방안을 발표하고 24일 시행예정이었던 플라스틱 빨대 사용금지 규제의 계도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일회용 종이컵에 대해선 규제대상에서 제외하는 한편, 편의점에서 제공하는 비닐봉투 역시 장바구니와 종량제 봉투 등 대체품 사용문화를 정착시킨다는 구상이다.


다음은 임상준 차관과의 일문일답.

- 정부 국정과제 중 일회용품 감량이 있다. 환경부의 이번 조치가 국정과제의 퇴보 아닌가.

▶ 규제와 강제를 통해서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은 한계가 있다. 특히, 이 정책은 온 국민이 부담을 고르게 분담하는 정책이 아니라 특정 우리 사회 한쪽 부문의 희생을 강요하는 형태로 돼 있다. 이 틀 안에서는 그런 정책의 지속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환경부가 표심, 정권을 위해 결정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답변드릴 내용이 아니다. 정부가 선거를 의식해서 일을 하진 않는다. 계도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이 작년에 정해서 올해 11월이었고 계도기간에 맞춰서 저희가 발표를 한 것이다. 총선과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본다.

- 플라스틱 빨대규제 계도기간을 거의 무기한으로 연장했다. 계도기간 종료 기준이 있는가.

▶ 유엔 플라스틱 협약이 한 2~3년 내에 제정된다. 그 협약이 얼마나 강력한 구속력을 가질지는 아직은 미정이지만 그 큰 틀 안에서 플라스틱 빨대도 같이 포함돼야 된다.

- 종이컵을 규제 대상에서 뺀다고 하는데, 일회용컵 보증금제 대상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매장안에서 종이컵 사용이 가능한 것인가.

▶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100개 이상의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하고 있고 프랜차이즈는 저희하고 이미 사회적 자발적 협약을 맺어서 매장 내에서는 일회용컵을 제공하지 않는다. 일회용컵을 매장 내에서 쓸 수는 없고 보증금 문제가 불거질 일은 없다.

- 일회용컵 보증금 철회에 이어 이런 조치를 하셨는데 일회용품 감축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있는 건가.

▶ 추진 의지가 없다, 퇴보다라는 걱정 있는 거 알고 있다. 다만, 지금 현재 정책의 구조상으로는 그대로 추진하기에는 너무 한쪽의 희생이 너무 크다. 그 희생을 딛고 그 희생을 강요하면서 우리가 일회용품 줄이는 효과를 달성했다고 하는 게 과연 우리 사회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인지, 한쪽을 희생해 가면서 우리가 일회용품을 감량했다는 게 과연 칭찬받을 일일까 의문이다.

- 과거에도 일회용품 보증금제가 폐지되면서 종이컵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나서 문제가 됐던 적이 있다. 종이컵 사용규제가 폐지되면 이러한 문제가 또 발생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저희는 급격히 늘어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희는 우리 국민들께서도 많이 협조를 해주실 거고 많이 참여를 해주실 거로 기대를 하고 있다. 편의점에서도 다시 비닐이 늘어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편의점 업계하고는 저희가 다 이미 협약을 맺었고 그리고 지금 우리 국민들의 수준이 편의점에 가서 그냥 비닐봉투를 달라고 하시는 일은, 그런 국민들은 이제 안 계신다.

- 1년 계도기간 사이에도 소통이 부족해서 이걸 유예하는 상황이다. 국제플라스틱 협약이 나오는 2~3년 안에 앞으로 어떤 식으로 플라스틱 관련 대책을 단계적으로 어떻게 접근하는가.

▶ 플라스틱 전주기 대책이라고 해서 얼마 전에 만들어서 발표한 게 있습니다만 그거 가지고는 부족하다. 우리나라는 석유화학 제품 세계에서 네 번째로 강국이다. 플라스틱을 온통 만들지 못하게 생산 단계부터 규제가 되면 우리 산업 경쟁력에도 큰 타격이 있다. 우리 산업 경쟁력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국익을 고려한 협상을 지금 진행하고 있다.

- 지난해 환경부의 인식조사에선 홍보와 계도를 통한 일회용품 감축이 효과가 가장 적다고 한다.

▶ 그때 국민의식과 또 지금의 국민의식이 같다고 볼 수는 없고 여론조사라는 게 100% 국민, 시민들의 뜻을 반영한다고 보긴 어렵다. 환경부가 판단하기에는 이런 강제적인 규제의 틀에서 가는 정책보다는 국민들이 더 동참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국민께 이해를 구하는 게 정책이 더 효과가 있고 더 멀리 갈 수 있다고 본다.

- 지난해 정책 발표에서도 넛지형 감량캠페인을 한다고 했다. 그에 대한 실패요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 이번 계도기간 유예 등 조치가 종합적인 틀에서 접근을 하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시작된 것이다. 너무 조급하게 들어온 측면, 또 한쪽 부문의 희생을 강요한 측면, 재활용 정책도 실제 재활용 과정에서 얼마나 재활용으로 되는지도 저희가 다시 한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시스템을 보다 더 정교하게 만들어야 될 필요가 있다.

- 배달업의 경우에는 사실상 규제가 없는데 배달업의 일회용품을 어떻게 줄여나갈 계획인가.

▶ 배달업 규제가 없는 것도 전체적인 규제의 틀 안에 넣을지 말지 같은 것들이 여태까지 충분한 논의나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이다. 2년 전 일회용품 규제가 강화될 때 그런 부분들은 들어오지 않고 종이컵이니, 플라스틱 빨대니, 비닐봉투니 또 몇 가지 항목이 있습니다만 그런 것들이 충분하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들어왔다는 것을 반성하고 있다. 배달업 문제도 앞에 말씀드린 플라스틱 큰 틀 안에서 같이 포함해서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