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 반도체장비社, 韓 통해 中 SMIC에 수출"… 당국 조사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지난 5월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를 방문한 모습/AFPBBNews=뉴스1

미국 최대 반도체 장비회사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대중 수출통제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미 상무부의 수출 허가 없이 한국을 경유해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SMIC(중신궈지)에 반도체 장비를 보낸 혐의로 법무부 조사를 받고 있다. 장비는 수억달러(수천억원) 규모로 알려진다.

소식통들은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매사추세츠 공장에서 반도체 장비를 생산한 다음 한국 자회사로 배송했으며, 이후 한국에서 중국 SMIC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에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간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 전망을 내놓고도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7% 넘게 추락했다.

미 상무부는 2020년 12월 SMIC와 중국군과의 관련성을 이유로 SMIC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미국 기업이나 미국 기술을 쓰는 기업이 SMIC와 거래할 때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한 바 있다. 또 미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첨단 반도체와 관련 제조 장비의 대중 수출도 금지했다. 미국 기술이 중국의 군사 및 정보 역량을 강화하는데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명목이지만, 미·중 간 기술 패권경쟁의 일환으로도 받아들여진다.

로이터는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법을 위반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며 이번 조사가 기소로 이어질지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성명을 통해 "지난해 10월 처음 매사추세츠주 법무부로부터 정보 요청을 받았다"며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SMIC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로 중국 반도체 자립의 첨병 기업으로 꼽힌다. 화웨이가 8월 말 깜짝 출시한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에 탑재된 7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도 SMIC가 생산한 것이었다. 이 반도체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회사 ASML의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개조해 제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