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재미본 토요타 "3년내 유럽 신차 20% 전기차로"

/로이터=뉴스1

글로벌 판매량 세계 1위 업체인 일본 토요타자동차가 2026년까지 유럽에서 판매하는 신차의 20%를 전기차(EV)로 채운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나카타 요시히로 토요타 유럽법인 사장은 4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에서의 EV 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소형 다목적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2025년에는 스포츠형 쿠페 EV 유럽시장에 내놓는다. 2026년까지 토요타의 첫 양산형 전기차인 'bZ4X'를 비롯해 총 6종의 승용차 EV를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를 포함한 토요타의 2023년 유럽 신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117만대로 예상된다. 렉서스 포함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약 7000대로, 유럽 내 점유율은 0.5% 정도였다.

판매량 목표치는 연간 25만대 이상이다. 현재 일본과 중국에서 EV 완제품을 생산해 유럽에 수출하고 있지만, 이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유럽 현지 생산이 필수적이다. 나카타 사장은 "지산지소(地産地消·지역 생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한다는 뜻)가 기본"이라며 "판매량이 어느 정도 지속적으로 유지되면 유럽 지역 내 생산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타는 EV 공장 입지 조건으로 △낮은 인건비·에너지비 △공급망 구축 △정부의 지원 △기술력 등을 중시하고 있다. 닛케이는 "기존 엔진차 공장이 있는 영국 외에도 체코, 프랑스 등이 후보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나카타 사장은 배터리 현지 생산에 대해서는 "투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EV) 완성차 공장과 같은 시기가 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배터리 '인소싱'을 꾀하고 있다. 배터리 가격은 전기차 가격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자체 생산능력을 갖추면 마진폭을 줄여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토요타는 배터리 자체 생산 외에도 타사와의 공동 개발, 제휴 기업으로부터의 조달 등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토요타는 유럽이 내연차 퇴출과 전기차 도입에 속도를 내자 움직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2035년부터 경유·휘발유 등을 연료로 쓰는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영국은 2030년을 내연차 퇴출 시기로 밝히며 탈탄소 선두 주자를 자처했다. 그러다 지난 9월 퇴출 시기를 2035년으로 5년 연기하면서 속도 조절에 나섰다.

토요타는 다른 라이벌 업체들보다 전동화 전환에 뒤처졌다는 지적을 계속해서 받아왔다. 토요타는 세계 각 지역의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멀티 패스웨이' 전략을 내놓고, 전기차 개발보다 하이브리차(HV)에 집중했다. 하지만 내연차에서 전기차로 향하는 과정에 '다리' 역할을 하는 HV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이 전략은 빛을 발했다. 올해 1~9월 미국 내 토요타 EV·HV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 급증했다.

토요타는 다양한 동력원의 차량을 개발하는 멀티 패스웨이 전략을 계속 추진하면서, 수소사업 전문 조직 '수소 팩토리'를 중심으로 유럽 기업과 연계해 연료전지차(FCV)의 사업화를 가속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유럽에서 2030년까지 EV 공장 및 사무실 등 자체 시설을 구축하고, 2035년에는 유럽 지역에서의 신차를 모두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무공해차(ZEV)로 만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