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원 수주" 한화 또 방산 축포…'레드백' 129대 호주 간다

호주 정부의 선택을 받은 레드백이 시험평가를 받던 당시 모습/사진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가 호주에 3조원 규모의 장갑차 레드백 공급을 위한 최종계약을 체결했다. 해외 국가를 타깃으로 기획된 방산 제품이 국내 최초로 수출 결실을 맺었다. 한화는 최근 K9 자주포 폴란드 2차 계약 이어 연이은 수주 낭보를 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법인(HDA)이 호주 국방부와 미래형 궤도 보병전투장갑차량(IFV) 레드백 129대 등을 2028년까지 공급하는 3조1649억원 규모의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레드백은 호주 현지에서 생산된다.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시에 K9자주포 생산을 위해 건설 중인 'H-에이스' 공장이 생산을 맡는다. 지난 7월 호주 정부는 군 현대화 사업의 일환인 '랜드400'의 우선협상대상 기종으로 레드백을 선정했다.

레드백은 국내 방산기업 제품으로는 최초로 수출형으로 기획돼 선진 방산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특히 미국과 최고 수준의 군사동맹을 맺은 호주에 공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5년 만의 성과다. 국내에서 전력화되지 않은 무기체계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도로 연구·개발했고, 테스트를 거쳐 공급에 일렀다.

레드백에는 호주군 요구에 맞춰 △첨단 전투기에 적용되는 360도 외부를 감시하는 장비 △대전차 미사일을 탐지·요격하는 체계 △강도는 높이고 무게는 줄인 고무 궤도 △대전차 지뢰에도 견디는 특수 방호 기능 등 첨단 기술을 적용했다.


리차드 조 HDA 법인장은 "도면조차 없던 상황에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사업에 뛰어들었다"며 "최종 후보 결정 한 달을 앞두고 시제품 제작을 완료했고, 이후 테스트 과정에서 호주 정부와의 약속을 빠짐없이 지키면서 구축한 신뢰가 최종 계약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정부와 군의 전폭적인 제도 지원과 외교로 레드백 최종 계약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방위사업청은 수출용 무기체계 군 시범운용 제도를 도입, 육군 11사단 기갑수색대대는 지난해 레드백을 시범운용하면서 호주 측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대한민국의 잘 갖춰진 방산 부품생태계와 최고 수준의 생산능력, 첨단 기술을 결합해 방위산업이 대한민국의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최근 혼란한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방산기업으로서 또 한 걸음 나아간 것"이라며 "우방국의 국가 안보뿐만 아니라 에너지 안보, 해양 안보를 위한 역할도 계속 찾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연이은 수주 소식을 전하고 있다. 지난 4일 K9 자주포 폴란드 2차 수출 실행계약을 맺은 데 이어 호주 레드백 장갑차 수출에 성공했다. 조만간 루마니아 K9 수출 계약도 체결될 전망이다. 루마니아 사업은 자주포 54문, 탄약·탄약 운반 및 적재용 특수차량 12대, 기상관측 장비와 음향 탐지 시스템 등 1조원 이상 규모에 달한다. 루마니아 계약까지 체결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수주잔고는 28조원 수준으로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