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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인구학은 숙명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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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보형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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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11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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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장보형 선임연구위원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장보형 선임연구위원
얼마 전 뉴욕타임스의 한 칼럼이 '한국은 소멸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0.7명까지 추락한 우리나라 출산율에 주목, 이런 식이면 불과 두 세대 만에 출산이 8분의1 정도로 줄어든다며 한국의 위기 가능성을 경고했다. 실제로 2040년이면 국내 인구 5000만명이 무너지고 2060년대에는 3000만명대로 내려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고령화라는 또 다른 트렌드가 작용한다. 출산이 감소한 탓도 있지만 동시에 수명이 길어지면서 인구 구성비에서 고령층 비중이 확대되는 것이다. 인간의 본질적 욕망 중 하나가 장수라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기도 하지만 고령화가 건강이나 소득 뒷받침 없이는 사회적, 경제적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점이 문제다. 그 결과 인구역풍에 따른 위기론이 점차 득세한다.

여기서 주목되는 개념은 '인구배당'(demographic dividend)이다. 베이비부머를 필두로 인구(특히 생산가능인구)가 급증하면서 교육이나 저축, 또 생산성 증가에 자원이 집중됨에 따라 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간 현상을 지칭한다. 반면 지금은 인구감소로 정반대의 '인구장애'(demographic drag)가 전면화했다. 최근 한국은행은 저출산, 고령화로 국내 경제성장률이 2050년대에 0% 이하로 떨어질 확률을 68%로 추정했다. 아울러 불평등 수준이 높은 고령층의 비중 상승으로 경제 전반의 불평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인구배당 용어를 만든 데이비드 블룸은 "인구학은 숙명이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다시 말해 인구변천은 혁명적이라기보다 진화적이며 예측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응의 향방에 따른 궤도수정의 여지도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십 년 전 심각한 골치거리였던 인구급증은 이후 출산율 억제노력과 사회적 권익신장 덕택에 어느새 180도 반전됐다. 이제 그는 (출산율 제고노력의 한계에 주목하면서) "진정한 인구폭탄은 고령화"라며 이에 맞선 사회적 대응역량 강화를 호소한다.

특히 블룸은 생물학적 연령에 기반한 고령 기준에 의문을 제기한다. '65세는 일하기에 너무 늙었다'는 통념은 오늘날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고령 기준을 각 연령의 잔여 기대수명, 즉 기대여명에 맞출 것을 제안한다. 사실 1973년만 해도 세계적으로 65세의 기대여명은 15년이었지만 지금은 19년, 또 2050년이면 23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를 봐도 현재 65세의 기대여명은 남성 18.6년, 여성 22.8년으로 평균 20.7년이고 70세 역시 평균 16.6년(남성 14.7년, 여성 18.2년)에 이른다.

그는 생물학적 연령 대신 기대여명(15년)을 기준으로 삼으면 고령화에 따른 경제성장률 둔화효과가 반감된다고 주장한다. 물론 정년연장에 따른 고령층의 건강악화나 청년 일자리 잠식 등과 같은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기술혁신에 기반한 고령친화적 근로방식이나 청년의 패기만으로 대체할 수 없는 고령층의 노하우 등 사회적, 생산적 기회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구문제 역시 '악마는 세부적인 것에 자리 잡고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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