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마저 질타한 해수장관 후보 "음주·폭행·법카 의혹 사과"

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후보자 지명된 지 얼마나 됐습니까"(이달곤 국민의힘 의원)
"여당입장에서 보더라도 사과하는 게 좋겠다"(정희용 국민의힘 의원)

19일 국회에서 진행한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후보자의 법인카드 부정사용 의혹과 논문표절 의혹, 음주·폭행 전과 등 도덕성 검증이 주로 이뤄졌다.

또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재직 초반 언론 기고와 인터뷰에서 밝혔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뒤집었다는 논란도 제기됐다.

강 후보자는 음주·폭행 의혹에 대해 "젊은 시절 하지말아야할 행동"이라며 사과했지만 법인카드 사적 사용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입장은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안정성 조사 발표 이전에 반대했던 것이라는 취지로 "입장 변화가 없다"고 해명했다.

음주·폭행 판결문 제출없이 "기억이 안나"…여당마저 질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강도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청문회는 개회 초반부터 강 후보자의 자료 제출 태도를 놓고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강 후보자 측은 지명 이후 검증과정에서 불거진 음주폭력 의혹에 대한 판결문 등 요구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청문회에서 설명을 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강 후보자는 2004년 음주운전으로, 1999년 폭력행위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각각 벌금 150만원, 30만원 처분을 받았다. 이에 농해수위 의원들은 "검증에 필요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오전 청문회 이후 소병훈 농해수위 위원장은 "강 후보자의 음주운전·폭행 관련 자료를 열람했다"며 "(강 후보자가) 집에서 출발해 4㎞(킬로미터) 정도 지점에서 측정했는데 그 시각은 오전 5시에서 6시 사이"라고 설명했다. 소 위원장은 "전날의 숙취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 위원장은 폭행 전과에 대해서도 "폭행 사실도 피해자가 찰과상으로 돼 있다. (폭력을) 크게 주고받은 건 아니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는 "하나씩 소상하게 밝혀야한다"는 이달곤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대해 "(석사 시절) 친구들과 늦게까지 술을 마신 후 아침 일찍 학교를 가다 (숙취로) 벌어진 일"이라며 "폭행 사건도 비오는 날 차량운전자가 일행에 위협적으로 운전해 사과를 요구하던 중 멱살잡이 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강 후보자는 "(쌍방 폭행 상대의) 처분은 어떻게 됐냐"는 등 세부사항에 대한 질문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진 논문 표절의혹에 대해서도 "논문이 어디에 게재됐는가"라는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이달곤 의원은 "후보자 지명된지 얼마나 됐느냐"라며 준비부족을 질타했다.

집주변 법인카드 지적 이어지자 "죄송하다, 사적사용은 없어"

강 후보자는 자택 인근 사적 법인카드 사용 의혹도 받았다. 강 후보자가 KIOST 제주연구소에서 재직하던 2021년 1월부터 2023년 1월까지 후보자의 자택 반경 740m(미터) 내 업소에서 법인카드가 사용됐다는 의혹이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3년, 33회에 걸쳐 (법인카드) 534만원을 집 근처에서 사용했다"며 "제주연구원에서 이 지역(사용처)까진 50분 정도 거리고 내실(방)이 없어서 회의의 연장선에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장소"라고 말했다.

강 후보자는 이에 대해 "회의의 연장선에서 사용한 것"이라며 "회의참석자를 배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법인카드의 사적 사용이 없었다고 자신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네"고 단호하게 답했다.

다만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법인카드를 쓰는 대부분의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집근처에서 아무도 안쓴다"며 "후보자도 직원이 만약 이렇게 사용하면 혼내지 않을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뒤끝이 있으면 사비를 쓰거나 멀리서 쓰는 것"이라며 "여당 입장에서 보더라도 후보자가 법인카드 사용에 대해 '잘못했다, 미숙했다'고 사과하는게 좋겠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 역시 정 의원의 질의에 대해 사과의사를 밝혔다.

日후쿠시마 오염수 "땅에 보관해야"→"해양방류 안전" 입장 바꿨나

청문회의 또다른 쟁점은 일본 도쿄전력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에 대한 입장 변화다.

강 후보자는 KIOST 원장 취임 직후인 올해 2월 언론기고와 4월 지역방송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오염수는 땅에 보관하거나 공기로 날려보내는 방법이 있다"며 "도쿄전력이 비용상 문제때문에 해양방류를 하려한다"고 비판했다.

이후 강 후보자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자 정부의 홍보 동영상에 출연,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발언해 정부 입맛에 따라 전문가 소견을 뒤엎었다는 논란이 있다.

야당인 민주당 측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검증된 것이냐"라며 "(2월, 4월) 기고와 인터뷰에서는 과학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비판을 하고 정부 홍보 영상에선 '안전하다'고 홍보를 했다"고 지적했다. 해양분야 전문가 임에도 입장을 번복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강 후보자는 "이게 입장번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IAEA의 방류가 안전하다는 검증 결과 발표 신뢰한 것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