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 가격 폭등…"원전 가동 6년치 확보, 공급망 안정화 강화"

머니투데이

세종=조규희 기자

정부가 원자력발전소 가동에 필요한 6년치 우라늄을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세계 우라늄 폭등하면서 원료 수급 불안정과 전력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우라늄 광산 개발 참여와 수입처 다변화, 장기 계약으로 공급망 안정화에 힘쓰고 있다.

11일 정부와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 가동 3년치에 해당하는 우라늄 비축분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추가 3년분의 계약이 완료된 상태다.

전력당국 관계자는 "3년분 이상의 농축우라늄 재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3년정도의 연료는 계약을 통해 전량 확보한 상태"라며 "계약기간이 2035년까지인 장기 공급 계약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월 5일 기준 우라늄 가격은 파운드(1lb=0.45kg)당 92.25달러다. △2021년 1월 15일 30.57달러 △2022년 1월 14일 46.5달러 △2023년 1월 13일 50.2달러로 같은 기간 대비 최대 3배이상 폭등했다.

지난 2003년 이후 우라늄 광산의 생산 차질로 파운드당 최대 136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나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파운드당 20달러까지 하락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주요광산의 감산 조치로 파운드당 50달러까지 올랐으며 이 가격대를 유지했다. 최근 가격 폭등은 러시아 전쟁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대다수다.

전세계 우라늄 가격 추이 /갈무리=한국자원정보서비스

원전업계 관계자는 "국내 우라늄 공급선으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략 30% 정도인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간이 지나면 안정화될 것이며 SMR(소형모듈화원전)부터 신규 원전 건설 등이 증가하는 만큼 우라늄 시장의 공급 또한 그에 따라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계 우라늄 확인 매장량은 약807만톤으로 2021년 세계 소요량 6만3000톤 기준 향후 120년 정도 사용가능하다. 확인 매장량과 별개로 추정 매장량은 722만톤 규모로 평가된다. 이밖에도 약 2200만 톤의 우라늄이 지각 속에 인산염과 함께 혼재되어 있고, 바닷물 속에는 전세계 원전이 6만 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40억 톤의 우라늄이 존재하고 있다.

우라늄을 원전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정광→변환→농축→성형가공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한국수력원자력은 정광 단계에서 우라늄 확보를 위해 광산 개발 등에 참여한 상황이다. 아울러 농축 우라늄은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기업들을 통해 계약을 맺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농축 우라늄을 원전에 연료로 넣기 위한 성형가공 과정은 한전원자력연료가 맡는다. 설비용량 기준 연간 700톤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른 원전 가동기수 증가와 해외원전 수출에 따라 소요량이 증가해 현재 추가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안정적 장기 수급을 위해 지난해 4월 미국의 우라늄 농축역무 공급사인 Centrus와 안정적인 원전연료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연료수급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며 "특히 COP28 기간 중 프랑스 오라노와 연료공급 연장계약을 체결하며 연료 수급 체계를 공고히 했고, 이밖에도 다원화된 공급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 서구 공급원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