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츠 반만 걸친 女화보, '성범죄 유발' 이유로 금지…이중잣대 논란

가수 FKA트위그스의 패션 브랜드 '캘빈클라인' 화보. /사진=FKA 트위그스 인스타그램

영국 가수 FKA 트위그스가 셔츠를 반만 걸친 채 찍은 화보가 영국에서 금지된 가운데, 이를 두고 '이중 잣대'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BBC, 더 선 등에 따르면 영국 광고 규제 기관인 ASA(광고 표준위원회·Advertising Standards Authority)는 트위그스 광고 캠페인 화보에 대해 "광고가 의류보다는 모델 신체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이는 여성을 지나치게 성적 대상화 한 것으로 심각한 범죄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금지 처분을 내렸다. ASA에는 해당 화보에 대한 불만이 2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ASA가 문제 삼은 트위그스의 사진은 패션 브랜드 '캘빈 클라인'과 촬영한 것으로, 트위그스가 데님 셔츠를 반만 걸쳐 엉덩이 옆선과 한쪽 가슴이 드러난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캘빈 클라인' 측은 그간 영국에서 발표해온 광고와 유사하다며 "민감한 신체 부위는 전부 가렸다"고 반박했다. 또한 "사진이 저속하지 않았으며 캘빈 클라인 브랜드와 동일시되는, 자신감 있고 힘 있는 두 여성의 이미지"라고 강조했다.

이날 트위그스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ASA 금지 결정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트위그스는 "과거와 현재의 캠페인 화보를 들여다보면 여기에는 이중 잣대가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했다.


2017년 자궁 종양 6개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던 트위그스는 자신의 몸에 대해 "나는 그들이(ASA) 말한 '고정관념적인 성적 대상'이 보이지 않는다"며 "그저 상상 이상의 고통을 이겨낸 유색인종의 아름답고 강인한 여성만이 보인다"고 강조했다.

모델 켄달 제너의 패션 브랜드 '캘빈클라인' 화보. /사진=캘빈클라인

ASA는 트위그스 화보뿐만 아니라 여성 모델인 켄달 제너의 광고 캠페인 화보 역시 문제 삼았다.

그러나 켄달 화보가 가슴을 가리고 있는 화보에 대해서는 각각 "범죄를 유발할 만한 심각한 성적 대상화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허용 가능한 것으로 간주했고, 바닥에 누워 속옷을 드러낸 화보에 대해서는 허용 가능한 란제리 광고 범위 내에 속한다고 봤다.

배우 제레미 앨런 화이트의 패션 브랜드 '캘빈클라인' 화보. /사진=캘빈클라인 공식 인스타그램

이번 금지 처분은 제레미 앨런 화이트, 아론 테일러 존슨, 마이클 B. 조던 등의 남성 스타들의 과감한 화보 역시 공개됐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에 더욱 논란이 됐다.

최근 공개된 화보 속 제레미 앨런 화이트는 청바지를 내린 채 꽉 끼는 속옷과 상체를 모두 드러냈으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큰 관심을 받았을 뿐 아무 문제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