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반도체·대중 수출 살아났다…4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종합)

(인천=뉴스1) 민경석 기자 = 2023년 우리나라 수출이 6326억9000만달러로 전년보다 7.4% 감소하며 99억7000만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576억6000만달러로 44억8000만달러의 흑자를 내며 7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1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상·하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2024.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1월 수출이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2022년 5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수출 효자 품목 반도체와 자동차의 힘이다. 지난해 수출의 발목을 잡았던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의 개선세도 눈에 띈다. 반도체의 경우 올해 월 100억 달러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은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8% 증가한 546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수입은 같은 기간 7.8% 감소한 543억9000만 달러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3억 달러 흑자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22억8000만 달러)은 전년 동월 대비 5.7% 증가했다. 수출 물량도 14.7% 증가하며 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1월에는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선박 등 15대 주력 수출품목 중 이차전지와 무선통신을 제외한 13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2022년 5월(14개 품목 증가) 이후 최대 플러스 품목 수다.

특히 우리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6.2% 증가한 93억7000만 달러를 수출했다. 2017년 12월(+64.9%) 이후 73개월 만에 최대 증가율이자 3개월 연속 증가세다.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메모리 판매 확대, 메모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이다. 모바일 제품 품메모리 탑재량 증가, AI(인공지능) 서버 투자 확대 등으로 수급 여건도 개선됐다.


조익노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올해 반도체 품목의 경우 1200억 달러 이상 수출할 것으로 본다"며 "상반기에 월 100억 달러 이상 반도체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2월에도 설 연휴, 춘절 등의 변수만 없으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기간 자동차 수출도 24.8% 증가하며 역대 1월 기준 최대 실적인 62억 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은 19개월 연속 증가세다. 수출단가가 높은 친환경차와 대형 SUV 수출이 견인했다.

일반기계(+14.5%)는 10개월, 가전(+14.2%)은 8개월, 디스플레이(+2.1%)·선박(+76.0%)은 6개월, 석유화학(+4.0%)·바이오헬스(+3.6%)는 3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SSD 등 컴퓨터 수출도 37.2% 증가하며 18개월 동안 이어진 마이너스 행진을 마감했다. 철강(+2.0%), 석유제품(+11.8%), 자동차부품(+10.8%), 섬유(+8.5%) 수출도 플러스로 전환됐다.


1월에는 주요 9대 수출시장 중 CIS(독립국가연합)를 제외한 8개 시장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인 대(對)중국 수출은 16.1% 증가한 107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2년 5월 이후 20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이다. 대중 수출은 지난해 8월부터 100억 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조 정책관은 "대중 수출의 40%를 반도체가 차지하고 디스플레이·휴대폰·컴퓨터 등 IT(정보통신) 기기가 대부분"이라며 "IT업황이 1분기가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2분기, 3분기, 4분기로 갈수록 점점 대중 수출이 확대되고 개선될 것으로 관측한다"고 말했다.

대 미국 수출도 26.9% 증가하며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역대 1월 중 최대 수출실적인 102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차부품·가전·석유화학·섬유 등 수출이 고르게 증가하고 자동차·기계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도 5개월 연속 100억 달러 이상의 수출실적을 내고 있다.

역대 1월 중 최대 수출실적을 기록한 인도(+5.6%)를 포함, 아세안(+5.8%), 일본(+10.6%)으로의 수출은 4개월 연속 증가했다. 대(對)EU(+5.2%)·중남미(+28.2%)·중동(+13.9%) 수출도 플러스로 전환됐다.

1월 수입은 원유가 6% 증가했지만 가스(-41.9%), 석탄(-8.2%) 등이 감소하며 에너지 수입이 전년 동월 대비 16.3% 감소했다. 비에너지 수입은 4.7% 감소했다.

조 정책관은 "정부는 올해 수출 전망을 지난해보다 8.5% 증가한 6865억 달러로 예상하는데 무역협회가 전망한 6800억 달러, 한국은행이 전망한 6900억 달러와 큰 차이가 나는 건 아니다"라며 "수출 목표 7000억 달러는 소비·투자가 미약한 상황에서 수출이 경제를 이끌어가면 좋겠다는 정책적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역대 최대수출 목표달성을 위한 '2024 범부처 수출확대 전략'을 조속히 마련할 방침이다. 역대 최고 수준인 무역금융 355조원, 수출 마케팅 1조원 지원과 주요 10개국 전략무역사절단 파견 등을 추진한다.

홍해 사태가 우리 수출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 매뉴얼을 마련하고 수출 바우처 물류비 지원 한도도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확대한다. 중소기업 전용 선복을 확보하고 유럽·미주지역 공동물류센터를 통한 현지 물류지원 강화, 컨테이너 확보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