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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사와 택시기사 '힘'의 차이

머니투데이
  • 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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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2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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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강약을 좌우하는 것은 비단 경제력만이 아니다. 정부의 의대증원 계획에 반발한 의사집단이 여야 정치권을 비롯해 수많은 직역단체로부터 집중포화를 맞고 순식간에 고립되는 것을 보면 그들의 경제적 지위에 비해 정치적 영향력은 지극히 미미하다는 게 실감난다.


흔히 '떼법'이라고 칭하는 행위들은 기본적으로 다수의 힘이 바탕이다. 법과 규칙, 올바른 절차를 좀 무시하더라도 집중된 힘을 기반으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는 것이다. 의사들이 아무리 정교한 논리를 가져오거나 명망 있는 로펌을 선임한들 의사 수로는 힘을 내기 어려운 까닭이다.

반면 모빌리티업계는 '다수의 힘'이 작용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수요가 공급을 만들고 구태서비스를 혁신 스타트업들이 대체한다는 기본적인 시장원리도 작동하지 않는다. 혁신서비스 '타다'는 시작과 동시에 온갖 음해에 휘말리며 좌초했다. 몇 년이 지나 해당 기업과 관계자들에게 죄가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지만 대중에게 열광받던 서비스는 죽은 지 오래다.

최근 또 하나의 혁신서비스인 우버블랙도 시범서비스 출시 두 달여 만에 사업을 완전히 정리했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허가받은 차량들로 운행했지만 택시 관계인들에 의한 민원전화, 택시단체들의 으름장에 결국 국토교통부가 두 손을 들어버린 꼴이다. 해외 모빌리티 시장에서는 일반화한 일반 우버나 카풀서비스 역시 우리나라에선 꿈도 못 꿀 일이다.

흔히 택시업계의 힘을 '100만 표심'이라고 표현한다. 전국 택시기사와 가족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크기에 정부나 정치권 모두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서울만 해도 한두 개 자치구를 제외하면 전부 택시회사를 끼고 있다. 정치권도 손쉽게 굴복시키는 택시업계는 때론 이를 비판하는 언론에 대한 겁박도 서슴지 않는다.


결국 모빌리티 시장은 공급자 독점으로 흘러간다. 여기서 발생하는 사중손실(死重損失·재화나 서비스 시장의 균형이 최적이 아닐 때 발생하는 순손실)은 소비자의 편익후퇴로 이어진다. 기초체력도 기르지 못한 시장에 국내법 따위는 무시하는 외국계 플랫폼이 작정하고 침투할 경우 경쟁력 없는 국내 플랫폼과 택시들은 통째로 넘어갈 수도 있다. 이런 걸 '죽 쒀서 개 주는 꼴'이라고 한다.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사진=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사진=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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