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원 꽃다발 스프레이 얼룩덜룩… 사연 보니

A씨가 게시글에 첨부한 사진. 꽃과 이파리 부분이 붉게 물들었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15만원을 준 꽃다발이 사전에 협조하지 않은 상태로 스프레이가 뿌려진 채 완성돼 황당하다는 고객의 사연이 소개됐다.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꽃 없다고 새빨갛게 스프레이칠 해준 꽃집'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 A씨는 최근 서울 시내 한 꽃집 B 업체에서 선물용 꽃다발을 예약했다. 흰색 호접란을 중심으로 다른 부분은 붉은 계열로 맞춰달라고 요청하며 B 업체가 공유해준 기존 작업물 사진과 비슷하게 해달라고 주문을 넣기도 했다.

A씨는 업체 측이 전액 예약금 제도로 운영되고 꽃시장 마감 시한을 맞춰야 한다는 말에 15만원도 선입금했다.

얼마 뒤 꽃다발을 수령하러 간 A씨는 황당한 상황을 마주했다. 주문 사항이었던 호접란이 전혀 중심에 있지 않았고 심지어 다른 꽃 위에 붉은색 스프레이를 덧칠해 붉은 계열을 맞춰놨던 것. A씨에 따르면 염색 상태는 고르지 않았고 얼룩덜룩했으며 스프레이 특유의 화학약품 냄새가 심해 꽃향기는 나지 않았다.


B 업체는 "꽃시장에서 보내준 호접란 상태가 이렇다" "꽃을 원래 직접 보고 사 오는데 주말이라 시장에서 보내주는 대로 받았다. 꽃시장에서 빨간 꽃들이 있다고 해서 보내줄 줄 알았는데 없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후 A씨는 B 업체에 연락해 염색에 대한 사전 협의가 없었던 것과 다른 꽃으로 대체한다는 말이 없던 점에 대해 항의했다. 이에 업체 측은 "사전에 그런 것을 미리 협의하지 않는다"며 "붉게 해달라고 요청해서 맞춰 드렸으며 지금까지 염색 관련 불만이 한 번도 없었다"고 변론했다.

다음날까지 스프레이 냄새가 도저히 빠지지 않자 A씨는 결국 꽃다발을 선물로 줄 수 없었고 B 업체에 전액 환불을 요구했다.

A씨와 B업체 측이 나눈 대화 일부분./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한편 B 업체 측은 염색에 대해 사전 안내를 해주고 있지 않고 가지와 이파리에 묻은 붉은색 스프레이는 A씨 요청에 맞춘 것이라 했다. 염색상태가 균일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는 "환경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자신들은 염색 정도가 불균일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며 전액 환불은 어렵다고 말했다.

B 업체 측은 또 호접란의 상태가 샘플 사진과 다를 수밖에 없던 점을 피력했다. A씨가 이 일에 대한 공론화를 이야기하자 협박처럼 들린다는 말도 덧붙였다.

A씨는 "평소 만족했을 때는 리뷰를 적는 경우는 있어도 불만 리뷰 같은 건 잘 적지 않아서 업체와 둘이서 해결하고 싶었지만, 업체는 계속해서 요청사항을 반영하느라 빨갛게 처리했다며 공론화에 꽂혀 '협박으로 들린다' '영업방해 조치 등을 생각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업체 측에서 내 요청도 일괄적으로 반영해주지 않은 것이, 전체를 빨갛게 해달라고 해서 잎이나 가지도 스프레이 칠을 했다고 했는데 뒷부분 튤립 잎 같은 건 앞에서 볼 때 잘 보이지 않아서 초록색인 상태로 나눴다고 했다"며 "붉게 연출해달라고 요청했던 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새빨갛게 해달라는 말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업체는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 유감'이라는 말로 일관하며 환불을 거부했다"며 "꽃 선물을 종종 하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어디 올리면 영업방해로 생각할 수 있다는 말이나 듣고... 황당하고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한 꽃집 사장은 "스프레이 사용 생화에 색을 입히는데 염색약과 스프레이 둘 다 사용한다"며 "(그렇지만) 손님들이 거의 못 느낄 수준으로 자연에 가깝게 사용한다. 사진처럼 라넌큘러스 같이 잎이 얇은 꽃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13일 기준 해당 글은 조회수 11만6000회를 넘었으며 약 1000개에 가까운 공감을 받고 있다.

A씨가 받은 꽃다발 전체 사진./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