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사고, 재활도 오래 걸리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더 문제"

머니투데이

안산(경기)=조규희 기자

문승준 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 정형외과 전문의가 21일 산재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제공=안산병원

추락 사고의 재해자는 일반 환자보다 다발성 손상이 심하고 무엇보다 재활기간이 길다. 단순하게 걷고 앉는 행위를 넘어 '일을 할 수 있는' 몸이 돼야 하는 탓이다. 높은 곳에서 떨어진 탓에 겪는 심리적 트라우마도 재해자에게 큰 상처로 남는다.

문승준 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지난 19일 본지 기자와 만나 "환자가 경상이든 중상이든 치료를 받고 다시 일터로 복귀해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신체적 문제 뿐만 아니라 정신적 충격에 따른 문제가 발생해 복귀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6년간 추락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전체 중대재해 사망자의 40% 가량을 차지했다. 사망자가 감소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매년 300여명이 비계, 사다리 등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는다.

문 전문의는 "추락 사고의 경우 다발성 손상이 심하고 손상의 정도가 추락의 높이에 비례해 장기 손상 뿐만 아니라 근골격, 골절 등이 있을 수 있으며 특히 뇌손상도 함께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재해자가 일터로 복귀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문 전문의는 "예를 들어 골절이 됐으면 뼈가 붙는게 끝이 아니라 기능이 다시 회복돼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치료보다는 더 길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걷는 게 아니라 (작업을 위해) 계단을 오를 수 있어야 되고 때에 따라서는 뛸 수도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재해자가 일반 환자에 비해 기대하는 회복의 정도가 다르다"며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야 할 수 있을 정도의 재활이 필요하니 일반 환자들보다는 재활 기간이 더 길고 목표 정도가 더 높다"고 덧붙였다.

결국 일터로 돌아갈 수 있는 재활에 실패하고 은퇴를 결정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문 전문의는 "병원 전문재활팀이 환자의 재활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결국 환자분이 복귀를 못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 때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추락 사고 재해자의 경우 정신적 충격도 뒤따른다. 문 전문의는 "추락 사고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며 "추락의 공포로 인해 관련 업무로 복귀하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