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전공의 행정처분 '유연 처리' 협의, 의료계와 대화 즉시 착수"

조규홍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사진=(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대 교수 등 의료계와 대화를 위한 실무작업에 즉시 착수한다고 25일 밝혔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의료계와의 대화와 전공의에 대한 유연한 행정처분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인 조 장관은 25일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전날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국민의힘과 간담회에서 정부와의 건설적인 대화에 나설 준비가 되어있다고 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힌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장관은 "대통령께서 국무총리에게 의료계와 건설적인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를 추진하고, 당과 협의해 전공의 행정처분을 유연하게 처리해 달라고 당부했다"며 "관계부처가 협의해 의료계와의 대화를 위한 실무 작업에 즉시 착수했으며, 빠른 시간 내에 정부와 의료계가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 공백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의 행정처분에 대한 유연한 처리방안을 당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당장 환자 안전을 위해 '의료공백'을 해소하는 데도 팔을 걷어붙인다. 특히,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는 비상 진료 인력 효율화를 위한 의료기관 외 의료행위의 한시적 허용방안이 논의된다. 정부는 지난 20일 보건의료 재난위기 '심각' 기간 동안 개원의가 수련병원에서 근무할 수 있게 적용기준을 마련해 각 지자체에 안내했다. 중대본은 이를 기반으로 각 지자체에 개원의의 신청이 있을 경우 신속한 검토를 요청할 방침이다.

정부가 11일 전공의 의료 공백에 대응해 군의관 20명, 공중보건의사 138명을 20개 병원에 파견했다. 이날 서울시내 한 병원에서 한 군의관이 파견근무에 나서고 있다./사진=[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또 지난 11일과 21일 공중보건의사(공보의)와 군의관을 각각 166명, 47명 파견한 데 이어 이날도 60개 의료기관에 군의관 100명, 공보의 100명 총 200명을 추가로 파견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파견인력은 총 413명이다. 조 장관은 "제대 예정인 군의관의 조기 복귀를 허용하고, 시니어 의사 지원센터를 통해 은퇴 예정이거나 은퇴하신 의사분들의 재고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언급했다.

병원을 나간 전공의를 대신해 일하는 간호사의 법적 보호를 위해 시행 중인 진료 지원(PA) 간호사 시범사업도 고도화한다. 다음 달 '표준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하고 PA 간호사의 제도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또 상급종합병원이 환자를 타 병원으로 보낼 때 가장 적합한 병원을 찾을 수 있게 100개 진료 협력 병원에 병상 종류, 진료과목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등 병원 간 진료협력체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20일 각 대학에 의대 증원 배분이 결정된 후 일각에서 제기되는 부실 교육 우려에 대해 조 장관은 "의대 교육이 내실 있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여건 조성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대학별로 교원, 시설, 설비, 기자재 등에 대한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대학별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교육부,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가 참여하는 '의대 교육지원 TF'를 중심으로 대학별, 지역별 준비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범정부적 역량을 최대한 동원해 필요한 조치들을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조 장관은 "보다 나은 의료체계를 만들기 위해 이제는 대화에 나서야 할 때"라며 "의료계와의 갈등 상황을 조속히 종결하기 위해 대화와 설득에 최선을 다하겠다. (의대 교수와 전공의도) 의학 교육 여건 개선을 비롯한 개혁 과제를 구체화하고 실천하는 데 지혜를 모아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