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GAP(농산물우수관리)'

윤덕훈 국립한경대 교수

농산물우수관리(Good Agricultural Practices)제도는 농산물의 안전성 확보, 안정적인 생산성 유지 그리고 환경보존을 추구하는 저투입지속농업의 한 종류이다. 자세히는 농업환경(용수·토양 등)과 농산물에 잔류할 수 있는 농약·중금속·유해 미생물 등 위해요소를 생산단계부터 '수확-수확 후 관리-유통'의 각 단계에서 안전하게 관리하는 제도이다.

기후변화로 병해충 등에 의한 작물 피해율이 증가하면서 농약 등의 화학 농자재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곡물자급율은 19.5%(2020~2022년 평균, 세계 평균 100.3%)에 불과하다. 따라서 농작물의 생산성을 늘리면서도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는 어려운 현실에서 GAP 농업은 가장 현실적인 지속가능 농업이라 말할 수 있다.


2000년대 이후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되는 기후변화 중 기후온난화는 식품안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는 기후변화에 따라 물, 토양, 화석 에너지 감소와 고령화 등에 따른 인구 증가, 경제성장에 따른 동물 단백질 수요 증가와 같은 식생활 변화 등에 의해 지구촌 식량 부족에 의한 농축산물 가격이 상승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농수축산물 생산 및 위생관리에 있어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안정적인 먹거리 생산을 위한 지속적인 농업의 미래를 위해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안전하고 지속적인 생산과 책임 있는 농업방식이 필요하다.

산업화의 결과로 인한 농업기반시설의 증축과 다양한 농기계 사용 등에 따른 생력재배(省力栽培)는 농업을 더욱 에너지 집약적 산업으로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농업 생산을 위해 사용되는 비료, 농약 등에 대한 안전성 및 환경영향 평가뿐만 아니라 농작업 과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농자재와 농업기반시설을 포함한 농업 부문 전체에 대한 환경영향 평가가 요구되고 있다.

농림어업분야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양은 우리나라 총 에너지 소비의 1.5 % 수준으로 주로 농기계 운영과 농업시설난방 등에 사용되고 있다. 농사용 에너지 문제는 일차적으로는 생산비를 낮춰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있지만, 향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 등 비경쟁적 요인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FAO에서 제시하고 있는 GAP 중점관리내용(GAP-a Working Concept, 2004)에서는 에너지 절감을 위한 노력과 화석연료의 대체에너지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필자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GAP 농업 실천으로서 농산물 생산단계에서 소모되는 자원과 발생하는 배출물의 직·간접량을 정량화해 농산물 생산단계의 직·간접적인 온실가스 감축 효과와 온실가스 저감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했다. 농산물 생산단계에서 투입되는 에너지로서 노동력, 연료, 전기 등 직접에너지와 농기계, 비료, 농약, 관개수 등 간접에너지로 구분하여 조사했다.

포도(샤인머스켓) 생산 시, GAP 농업과 관행농업의 총에너지 투입량 차이는 60,370MJ/ha이다. 우리나라의 포도(샤인머스켓) 재배면적이 약 3,579ha(2021년 기준)이므로 GAP 기준에 따라 포도(샤인머스켓)를 생산하는 경우 총 217,139 GJ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금액으로 환산 시, ha당 87만4,239원이 절감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저투입지속농업의 일환으로 GAP 농업을 올바르게 실천한다면, 적절한 양의 농자재 사용에 따른 안정적인 생산성 유지와 안전한 농산물 생산을 도모할 수 있다. 또 에너지 사용 저감에 따른 탄소발생 감소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농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