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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의 순간[우보세]

머니투데이
  • 세종=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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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2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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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지난 한 주 환율이 롤러코스터를 탔다. 원/달러 환율은 한 때 1400원을 찍었다. 역사상 4번밖에 없었던 이례적인 일이다. 마침 그때 취재차 '킹달러'의 본거지인 미국에 있었다.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G20(주요20개국) 재무장관회의와 IMF(국제통화기금)·WB(세계은행) 춘계회의를 취재하기 위해서다.

워싱턴D.C.에서 만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세계경제의 화두로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를 제시했다. 미국 예외주의는 미국만 특별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요즘 세계경제에서 미국만 예외다. 최적의 상황을 의미하는 '골디락스 경제'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상징적인 일도 있었다. IMF는 지난 16일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6%p(포인트) 상향조정한 2.7%로 제시했다. 불과 몇 개월 만에 이 정도 수준으로 성장률 전망치를 올린 건 흔치 않다. 대상이 미국이라면 더 그렇다. 반면 나머지 국가들은 상황이 나쁘다. 미국 예외주의다.

미국 경제가 '나홀로 호황'을 이어가면서 금리를 둘러싼 관점도 달라졌다. 경기 침체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관점이 있지만 미국의 최근 상황은 이와 무관하다. 물가가 어느 정도 떨어져야 금리를 낮출 여력이 생기는데 최근 미국의 물가는 내려갈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이 낮아진 배경이다.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국제금융 시장에서 달러 선호가 커졌다. 달러 가치는 올라가고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의 통화 가치는 떨어지는 현상이 생겼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분쟁은 강달러에 기름을 부었다.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더 커졌다. 강달러를 넘어서 킹달러 시대가 됐다.


미국 예외주의는 또 다른 예외를 만들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워싱턴D.C.에서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과 양자면담했다. 재무장관들의 양자면담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결과물은 흔하지 않았다. 양국의 재무장관은 외환시장에 공동으로 구두개입했다. 킹달러가 만든 예외적 현상이다.

예외적 현상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일 재무장관의 양자면담 다음날 열린 한·미·일 재무장관회의. 지난해 정상회담의 결과물로 신설된 회의체였기에 의례적인 이벤트로 끝날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을 하면서 현장에 들어갔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회의 후 작성된 공동선언문에는 "최근 엔화와 원화의 급격한 평가절하에 대한 일본과 한국의 심각한 우려를 인지했다"는 문구가 담겼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을 향해 환율조작국 위협을 가했던 미국이다. 그런 미국이 원화의 평가절하를 이야기했다. 미국에서 만난 최 부총리는 "역사적 사건"이라고 했다.

워싱턴D.C.에서의 보고 들은 경험은 여러모로 예외의 연속이었다. 예외의 긍정적 표현은 '역사적 사건'이다. 부정적 표현은 '위기의 순간'이다. 고금리와 고환율, 고물가에 시달리는 우리 경제에는 그만큼 불확실성이 커졌다.
예외의 순간[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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