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VIP
통합검색

[광화문]코리아 디스카운트 70년을 만든 사람들

머니투데이
  • 반준환 증권부장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텔레그램
  • 문자
  • 2024.04.24 05:00
  • 글자크기조절
반준환 증권부장
지난해 4월 뇌경색으로 타계한 신영조 한양대 성악과 명예교수는 3대 테너라는 명성 만큼이나 드라마틱한 인생사로 유명했던 인물이다. 바닥과 정상을 오가길 수차례 반복하면서 영화같은 삶을 살았다.

1943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났는데 부친의 사업실패로 생활고를 겪던 중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제안을 받고 중학시절 야구부에 입단해 진학을 장충고 야구부로 했다. 재능있는 왼손투수였는데 연습에 몰두하다 어깨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하릴없이 병상에 누워있던 한밤중,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이탈리아 테너 주세페 디 스테파노의 목소리에 매료돼 성악으로 진로를 바꿔 한양대 음대에 진학했다. 기뻤던 것도 잠시, 그는 1년만에 음악을 그만두고 군대에 입대해 버렸다. 잘 나오던 소리가 갑자기 막혔고, 이후에는 아무리 연습하고 악을 써도 고음이 안나오니 방법이 없었다. 수업에 참석하는게 고문 같았다고 한다.

군에선 아예 목이 망가지라고 줄담배를 피우며 미련을 지우고 있었는데 뜻 밖의 일이 생겼다. 생각없이 노래를 부르는 중 고음이 터져 나온 것이다. 다시 음대에 복학, 이탈리아에 장학금을 받고 유학을 갔다. 이후 독일을 거쳐 잠시 귀국했는데 여비벌이 겸 한국 국립오페라단의 파우스트 공연에 출연했다가 한양대 총장에게 낙점받아 33세에 음대 교수로 일하게 됐다.

이후 박인수, 엄정행과 함께 '한국의 빅3 테너'로 불리며 1970∼1980년대 가곡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하이C(3옥타브 도)를 넘나드는 고음의 미성을 바탕으로 그리운 금강산, 진달래꽃 등 우리가곡을 널리 알렸다. 2001년 뇌경색이 발생했고 후유증으로 공황장애까지 생겼는데 이를 이겨내고 2005년 재기 독창회를 열어 복귀했고 이후에는 후학양성에 전념했다.


한국 자본시장은 1956년 3월3일 문을 연 대한증권거래소(현 한국거래소)에서 출발했다. 거래소 설립 당시 12곳이었던 종목은 2804개로 늘었고 현재 시가총액은 2556조원에 달한다. 증시가치를 평가하는 코스피 지수는 1980년 1월4일을 기준지수 100으로 설정하는 방식으로 1983년 처음 도입됐다. 현재 지수가 2600선이니 증시가 40년간 260배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순탄하게 성장한 건 아니다. 1958년 국채파동과 1962년 주식투기 파장으로 다수의 피해자가 양산되기도 했고 이후 공모주 열풍, 외국인 주식취득 허용을 계기로 다시 긍정적인 흐름을 탔으나 외환위기와 코스닥 버블붕괴, 미국 911 테러,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등 숱한 굴곡을 거쳐야 했다.

이 와중에 한결같았던 게 하나 있다. 한국주식은 저렴해야 한다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였다. 데이터가 조금씩 다르지만 미국증시 S&P500지수 PER(주가수익비율)의 역사적 고점은 120 수준이고, 저점은 제1차 세계대전 시절의 5.31이라고 한다. 평균치는 22배, 최근수치는 24배 정도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평균은 2.94, 현재는 4배 정도로 분석된다.

이에 반해 코스피 PER 고점은 33배, 저점은 6.7배, 현재는 10~11배다. PBR 고점은 1.3배, 저점은 0.59, 현재는 0.94 수준이라고 한다. 미국, 일본보다 낮고 때로는 중국, 북유럽, 중남미 신흥국보다 내려가기도 한다.

디스카운트론자들의 근거는 수없이 많았다. 지정학적 위기, 불투명한 회계기준, 짠물배당, 오너중심 지배구조, 낙후된 금융시스템, 수출의존도, 원화가치 변동성 등. 1980년 100에서 출발한 코스피지수가 1000에 도달하기까지 9년이 걸렸지만 2000을 뚫는데 18년이나 걸린 이유다. 2000→3000 구간에 14년이 소요된 것도 비관론이 한 몫 했다. 현재 코스피는 3000선을 재공략하려는 중인데 과정이 순탄치 않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늦어지며 글로벌 경기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에 국내외 인플레이션과 국제정세도 문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표기업들의 실적은 둔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70년간 이어진 디스카운트 시대를 종식할 중요한 계기가 될 터인데 정치적 문제로 동력이 저하될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이 상당하다. 하지만 한국증시가 제 값을 받아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치고, 외국인들의 관심도 여전하다. 최상목 경제부총리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공식석상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방침과 추진의지를 표명했다. 부디 이번에는 당국이 마지막까지 힘을 모아 코리아 프리미엄 아리아를 완성하기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디스카운트 요인에 정책적 불신이 포함될 것이다. 편한길만 걸었다면 우리가 아는 신영조 교수는 없었을 것이다.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삼양식품만 있나…한류 열풍에 "또 신고가!" 이 주식들

칼럼목록

네이버 메인에서 머니투데이 구독 카카오톡에서 머니투데이 채널 추가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뉴스 속 오늘
  • 더영상
  • 날씨는?
  • 헬스투데이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2023 대한민국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