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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볼드모트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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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前 대한상공회의소 SGI 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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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22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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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前 대한상공회의소 SGI 연구원장)
볼드모트는 소설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가장 악명높은 마법사다. 대부분 마법사는 공포에 사로잡혀 볼드모트라는 이름을 말하기는커녕 글로 쓰는 것조차 꺼렸다. 어쩔 수 없이 볼드모트라는 이름을 말해야 하는 경우에도 호그와트 마법학교 교수들은 "이름을 말해서는 안 되는 그 자"로 호칭할 뿐이었다.

그런데 이건 소설에서만 등장하는 게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조차 함부로 부르면 안 되는 이름이 있다. IMF는 2019년 '함부로 부르면 안 되는 정책의 귀환'(The Return of the Policy That Shall Not Be Named)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정책이 경제발전과 성장에 미치는 유용성은 IMF와 세계은행에서 금기시되는 연구주제였다고 한다. 1993년 이후 세계은행이 줄곧 주장한 것은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요소는 거시경제적 안정, 법·규제개선, 효율적인 금융시장, 자유무역, 그리고 물적·인적자본의 축적뿐이지 산업정책은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2019년 IMF 보고서는 산업정책이 경제성장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실증분석을 통해 제시했다. 산업정책이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아 경제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아니라는 불편한 진실을 밝히면서 산업정책의 귀환을 예고했다.

지난달 IMF는 5년 전 예언대로 산업정책의 귀환을 마침내 선언했다. IMF가 각국 정책을 조사해 보니 2023년에만 전 세계적으로 무려 2500개 이상의 산업정책이 실시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중에서 3분의2가 자유롭고 공정한 국제무역을 왜곡하는 산업정책이고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이나 신흥국보다 더 많은 산업정책을 도입했으며 보조금과 관련된 정책이 가장 많았다고 발표했다. 국제사회에서 산업정책은 이제 더 이상 금기시되는 정책이 아니라 다시 주목받는 경제정책이 된 것이다. IMF는 이것을 산업정책의 새로운 물결이라고 표현했다.


팬데믹을 통해 부각된 안정적 공급망의 중요성, 미중과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험고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규제강화 등을 고려하면 세계 각국이 앞다퉈 산업정책을 강화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IMF 보고서를 읽지 않아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 사례만 보더라도 선진국들이 최근에 얼마나 강하게 산업정책을 밀어붙이는지 알 수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긴축이 유례없이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데는 미국 정부가 쏟아부은 막대한 보조금이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대표적 투자회사인 칼라일의 하비 슈워츠 최고경영자는 밀컨콘퍼런스에서 앞으로 30년 동안 경제를 이끌 패러다임은 기후위기와 연관된 에너지문제, 헬스케어로 인한 수명증가, 그리고 인공지능 등과 같은 기술혁신이라고 제시했다. 이는 미국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동일하게 직면한 문제다. 그리고 이 문제의 해법은 산업정책에 있다. 다른 선진국들이 산업정책을 강화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리 경제도 저성장 추세를 반전시킬 만한 과감한 산업정책이 필요한 시기다.(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전대한상공회의소 SGI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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