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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철도지하화' 현실화를 위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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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27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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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지난 총선 여파가 한 달 넘게 지속된다. 쏟아진 말들 중에서도 도시 내 철도 지하화 공약은 선거철만 되면 불거지는 얘기다.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심이 적지 않은 화두다. 오래된 철도 지하화 구상이 정말 실현될 수 있을까. 올해 1월 '철도 지하화 및 철도 용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이하 철도 지하화 특별법)이 제정돼 철도 지하화 사업추진의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엔 '공염불'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기대가 생긴다.

철도 지하화는 서울시의 도시경쟁력 향상과 지역발전, 시민을 위한 공간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서울에는 국가철도 6개 노선(70㎞)과 도시철도 4개 노선(30㎞)을 포함해 약 100㎞의 지상 철도 구간이 있다. 장밋빛 그림을 그려보자. 작게는 5개 노선이 교차하는 역세권인데도 지상철로 단절된 공간의 한계로 오래된 부도심의 위상을 못 살리는 왕십리역 주변부터 크게는 지상 공간의 단절로 매력이 반감되는 용산기지창 개발사업까지 잠재력을 살린 지역 변신이 가능해질 것이다.


다만 현재 철도 지하화 특별법은 이 같은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던지게 한다. 지하화 사업비용을 개발사업 수익 활용 원칙과 지방자치단체 보조로 못 박고 있어서다. 지원 방안도 복합 개발을 위한 건축 제한, 건폐율, 용적률 등 규제 완화 등에 한정돼 있다. 지하화 사업비용을 철도 지하화로 생기는 상부 공간을 개발해서 충당하겠다는 접근 방법은 과거 실패했던 박근혜 정부의 '철도 위 행복주택' 공급 방안을 떠올리게 한다. 운행하는 철도 용지 위에 인공 지반을 조성, 그곳에 임대주택과 상업시설을 짓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막대한 시간·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검토되면서 결국 철도 위 인공대지 대신 다른 입지를 택해야 했다.

이번 철도 지하화로 얻는 상부 공간은 오랜 기간 도시의 뒷면이었던 공간과 마찬가지다. 주변의 토지이용이 해당 토지의 경쟁력을 담보하지 못하는 곳이 대부분일 것이다. 접근 도로부터 새로 개설해야 하는 곳이 대부분이라 개발 압력이 그리 높지 않은 곳들이다. 여기에 더해 이제 우리나라는 성장기를 마감하고 인구축소기와 저성장기에 접어들었다. 최근 건설비 급등과 주택시장 침체 속에서 과거 성장기에 도입된 강한 개발이익환수 장치들의 효력이 다해가는 모습이다. 서울시가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공공임대주택의 공급 부담을 줄여주는 해법을 고민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막대한 지하화 비용 대비 새로 만들 상부 공간의 가치와 매력이 생각했던 것보다 크지 않아 '남는 게 없는 장사'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욕심의 눈높이를 현실적으로 한껏 낮춰야 한다. 철도 지하화로 얻는 상부 공간의 개발을 통한 수익성의 달성이 가능한 곳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대부분은 그나마 '경의선 숲길'과 같은 규모의 소극적인 활용에 그칠 것이다. 개발 사업비용을 용적률 인센티브 효과로 충당해서 사업을 진행한다는 시도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많아질 것이다. 철도 지하화 계획을 정말 현실화시킬 의지가 있다면 지자체의 노력뿐 아니라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투입이 필수적이다. 결국 공짜 점심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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