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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중국 직구에 3조원 쓰는 큰손의 현실

머니투데이
  • 김진형 산업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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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2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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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쪼그라 들었지만 한때 한국 면세점들의 한해 매출은 25조원에 육박했다. 면세점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얘기를 들을 만큼 잘 나갔던 이유는 '다이궁'이라고 부르는 중국 보따리상의 힘이 컸다. 다이궁은 중국에서 인기 있는 한국 상품을 한국에서 사 중국인들에게 파는, 일종의 직구 구매 대행업자들이다.

전체 면세점 매출의 60% 정도가 다이궁에서 나올 정도로 이들의 구매 파워는 컸다. 여행객이 완전히 끊겨 다이궁 외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던 코로나 팬데믹 시절에는 이 비율이 90%에 달하기도 했다.


구매 파워를 앞세운 다이궁들은 할인점에 파격적인 할인과 수수료를 요구했다. 다이궁에게 뜯기는 돈이 면세점 매출에 40%에 달할 정도였다. 면세점들은 이들에게 나가는 과도한 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거래를 줄이기 시작했고 그 후유증을 아직 겪고 있다.

다이궁이 중국의 한국 직구 시스템이라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반대다. 한국 소비자들의 중국 제품 직구 채널이다. 아는 사람들만 쓰던 중국 직구는 알리가 지난해 마동석을 앞세워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이제는 전 국민의 쇼핑 채널이 됐다.

알리의 월간 이용자수는 1년새 급증해 지금은 쿠팡 다음으로 가장 많다. 한국의 중국 직구는 지난해 23억5900만 달러(약 3조1000억원)로 2022년 대비 58.5% 급증했다. 전체 해외 직구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5%로 커졌고 중국은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해외 직구 국가 1위에 올랐다.


다이궁이 한때 한국 면세점의 큰 손이었다면 이제는 한국이 중국 직구 쇼핑몰들의 큰 손이 된 셈이다.

#중국 직구의 큰손이 됐지만 한국 소비자들은 다이궁 같은 갑질은 커녕 안전한 상품을 살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가 알리와 테무에서 판매하는 85개 제품을 검사했더니 이중 33개 제품의 유해성이 확인됐다. 검사 제품의 40%에 달한다.

어린이용 가방에서 불임 유발 등 생식 독성이 있는 물질과 국제암연구소가 인체발암물질들이 기준치의 56배 발견됐다. 유아가 입에 물고 사용하는 치발기는 기도를 막을 위험이 높았고 아이들 장난감으로 인기가 많은 슬라임에선 가습기 살균제 성분으로 유해성 논란이 있었던 성분이 나왔다.

'일부 제품 직구 금지'가 소비자 반발로 철회된 후 정부가 내놓은 소비자 보호 대책은 유해성 우려가 큰 80개 품목을 각 부처가 구매한 뒤 안전성 검사를 직접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유해물질이 포함된 제품이 발견되면 알리와 테무에 전달,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중국 판매자(셀러)를 걸러내도록 하는 프로세스다.

하지만 물건을 판매하는 사업자가 아니라 물건을 사는 소비자가 문제가 있는 제품을 찾아내 '이런 제품 팔지 마세요'라고 요청하는 시스템이 정상적인가. 지금의 대책은 한국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중국 쇼핑몰의 문제 판매자들을 걸러내 '신뢰성 있는' 쇼핑몰로 만들어 주겠다는 셈이다.

물론 현행법상 위해물품의 판매는 쇼핑몰 내 판매자에게 책임이 있고 거래를 중개하는 쇼핑몰에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하지만 강제할 방법이 없다고 손놓고 있을 문제가 아니다.

알리와 같은 알리바바그룹 계열로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티몰에 입점하려는 한국 기업은 엄격한 자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티몰은 특히 아동용품에는 엄격한 품질 확인서와 품질책임보험 등을 요구한다.

전 세계가 알리, 테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 공조를 통하든, 대중국 외교 라인을 활용하든, 아니면 'NO재팬'과 같은 불매운동을 벌여서든 알리와 테무가 이런 심사를 통해 스스로 유해제품을 걸러내도록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 얼마나 많은 상품에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을지 가늠할 수도 없는데 그 많은 제품을 한국 정부가 세금으로 검사할 것인가.

김진형 산업2부장
김진형 산업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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