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PF·밸류업 등 차질없이 진행…장기과제도 준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에서 취임 2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은 지난 3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이복현 원장./사진제공=뉴시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남은 임기 동안 PF(프로젝트파이낸싱) 구조조정 등 기존 과제를 마무리하면서 미래를 위한 장기과제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취임 2주년 성과로는 부실 PF 연착륙 추진과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손실의 신속한 배상 등을 꼽았다.

이 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 인사말에서 "PF 구조조정, 자본시장 밸류업 등 그동안 추진한 과제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다져온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남은 임기 동안 우리 금융의 바람직한 미래와 디지털, 인구구조 등 장기 과제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 조직의 유연한 탈바꿈도 언급했다. 이 원장은 "올해부터 추진 중인 조직문화 컨설팅을 갈무리해 조직문화를 굳건하게 확립하는 한편 디지털 전환에도 박차를 가해 효율적이고 유연한 감독·검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확고한 금융안정과 따뜻한 민생금융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데 최선을 다한 1년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국내 PF 대출과 해외 대체투자 등 질서 있는 연착륙을 추진하는 한편, 우리 기업과 자본시장의 밸류업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이어 "홍콩 H지수 ELS 손실에 합리적인 분쟁조정기준을 마련하는 등 금융소비자 보호에도 만전을 기했다"며 "이처럼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낼 수 있었던 건 불철주야 노력하는 금감원 임직원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금감원은 이 원장 취임 2주년을 맞아 그간의 업무 성과를 공개했다. 부동산 PF 부실과 홍콩H 지수 ELS 대규모 손실 사태에서의 신속한 대응, 불법 공매도 근절, 금융사 내부통제 강화 등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금감원은 '레고랜드' 사태가 촉발된 2022년 말부터 전 금융권 PF 사업장의 통합 DB(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를 토대로 부실 PF의 신속한 정리·재구조화를 위한 연착륙 방안을 지난달 공개했다. 또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대형건설사의 첫 구조조정 사례를 남겼다는 점도 성과로 거론됐다.

특히 금감원은 홍콩H 지수 ELS 대규모 투자 손실이 현실화하기 전인 지난해 11월부터 선제적으로 판매사 실태 점검과 분석에 나섰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속도감 있는 분쟁조정 절차를 진행했고 금융시장과 소비자 혼란을 최소화했다고 자평했다.

주요 글로벌 IB에 유례없는 전수조사를 벌이고 불법 공매도를 적발한 것도 이 원장의 성과로 꼽혔다. 또 금융위원회와 '내부통제 제도개선 TF'를 구성하고 책무구조도 도입을 추진하는 등 금융사 내부통제 강화를 추진한 점도 강조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지난 2년간 134회의 소통 행보를 보였다. 특히 총 70회의 언론사 백브리핑을 진행하면서 정부의 금융 철학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