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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선거에 출마한 강아지

[CEO에세이]모든 지혜와 권위가 혼돈속에 사라져선 안돼

CEO에세이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 |입력 : 2005.03.17 12:18|조회 : 1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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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현대 민주주의 발상국가중 하나다. 프랑스 사람들은 특유의 자유와 개성을 누린다. 그들은 개를 좋아하기로도 유난스럽다.

한 TV방송 프로그램에 의하면 `아주 특별한’ 강아지 한 마리로 떠들썩했다. 주인공은 다름 아닌 `소시스’라고 불리는 애완견이다. ‘마르세이유의 스타’라는 별명을 지닌 이 강아지는 시장 선거에 출마한 이력 때문에 화제꺼리다.

아무리 개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사랑이 유별나다고 하지만 `설마 개가 시장 선거에 출마했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프랑스 내에서도 일부 논란이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소시스는 시장선거에 정식 출마했다.

그리고 그 결과 3.9%라는 놀라운 득표율로 당당히 4위에 올랐다. 싸움을 일삼는 정치인들보다 차라리 개가 낫다는 게 마르세이유 시민들의 생각이었다. 프랑스 법상 사람만 선거에 나올 수 있다는 법조항이 없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출마 후 소시스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후원회와 소시스 이름을 딴 카페를 비롯하여 `소시스 광장’까지 생겼다. 민주주의 선진국 프랑스에서조차 오죽하면 정치를 하겠다고 개까지 나섰겠는가.
 
프랑스 마르세이유 시민들의 풍자
 
또 소시스는 개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을 책으로 출간해서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 프랑스의 비평가들은 소시스의 책을 `개같은 문체’라며 비난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소시스의 책을 샀고, 싸인 대신에 발도장이라도 찍으러 너도 나도 줄을 서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소시스의 인기가 `드라머틱한 삶’에 있다는 사실이다. 길거리에 버려져 덩치 큰 개들에게 공격을 당했던 소시스는 극적으로 구출되어 보호소에 맡겨졌다. 버림받은 고통 때문에 사람을 멀리해 누구도 입양하려 들지 않았다.

결국 지금의 주인을 만나 서서히 마음 문을 열었다. 지금은 음반취입을 위해 노래연습에 한창인 모습이다. 주인의 바램대로 한번 더 `인간의 거울’이 될 수 있을지 화제꺼리다.
 
다수결의 원칙이 최상의 합의제도로 알고 있다. 하지만 최악의 합의제도라고 경멸하는 분야도 있다. 한 광고회사 대표의 주장에 의하면 그건 바로 광고의 세계다. 마케팅 전략과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결정하는 데 여러 사람의 의견을 골고루 듣거나 다수결에 의한 방법을 취하면 잡동사니 전략으로 전락하기 쉽다.

D사의 D사장의 경우가 그렇다고 꼬집었다. 광고시안을 결정할 때 무려 4~50명의 임직원을 참여시키곤 한다. 그리고 각자의 견해를 일일이 듣고 일부의 주장을 반영한다. 전문가 입장에서보면 ‘걸레’가 되는 순간이다. 광고대행사를 한낮 ‘을(乙)’로 취급하는 처사다.
 
다수의견을 해법으로 취하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지극히 당연할지 모른다. 하지만 중대사안을 결정할 때는 가장 비겁한 방법일 수도 있다.
 
다수결로 피해가는 비겁한 CEO도 있어
 
우선 주관적 선호가 난무하는 현상 때문이다. 각각의 임직원들은 객관적이라기 보다 객관을 가장한 이기주의의 견해를 주장할 수 있다. 광고를 보아 줄 소비자 입장보다 세일즈맨 입장에서 고집을 핀다. 또 힘의 논리로 기류가 왔다갔다 한다.

공개된 자리에서 직급이 낮은 사원들은 아무리 자유라지만 인사권을 가진 상사의 생각을 먼저 탐색해야 한다. 간부들일수록 사장의 의중읽기에 더 신경을 쓴다. 설사 자신의 견해를 과감히 주장하는 용감한 사원이나 간부가 있을 경우에도 함정은 있다.

용기없는 다수들은 기회다 싶어 ‘나도 그렇다!’고 의존하게 된다. 그래서 한 사람의 해석이 객관적인 다수 견해로 둔갑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광고 메시지는 산산조각이 난다. 한글만 깨치면 카피에 트집을 잡고 크레파스 한번만 쥐어본 사람은 누구나 그림 트집을 잡을 수 있다.

어디 광고 전략 뿐이겠는가. 각료 임명후 번번이 나타난 흠결 때문에 청와대는 곤욕을 치뤘다. 그렇다고 해서 사전 공개여론검증을 통한 각료임명을 보면 딱해 보인다. 물론 밀실에서 이뤄지는 독선과 독재를 결코 용인해서는 안 된다.

프로는 차라리 용감한 죄인이 되고 아마추어는 차라리 비겁한 선인이 된다. 민주주의라는 미명하에 모든 권위와 지혜가 혼돈 속에서 뭉그러지는 것은 곤란하다. CEO건 정치리더건 노조건 마음을 비워야 세상이 보인다. / haeikrhe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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